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뉴스칼럼] 감사하고 축하하며…

지역뉴스 | | 2023-12-19 12:03:25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어쩜 옛날 모습 그대로야. 너 하나도 안 늙었네!”

 

요즘 주변에서 많이 들리는 소리이다. 12월 들어서며 남가주 한인타운이 북적북적하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각 학교 동창회, 각종 경제단체, 봉사단체, 향우회, 동호회 등 크고 작은 모임들이 송년파티를 하면서 호텔과 식당이 붐빈다.

오랜만의 만남이 반갑지 않은 게 없지만, 그중에서도 활기 넘치기는 동창회 모임. 어깨 구부정하고 배는 불룩하며 흰 머리에 주름진 얼굴을 한 중장년들이 동창모임에만 가면 세월을 거슬러 동심이 되곤 한다. 마음이 그러하니 백발의 동창을 보며 “하나도 안 늙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60 즈음의 한 여성이 이민 와서 처음으로 여고 동창회 송년모임에 갔을 때였다. 모임장소인 호텔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오래 전에 보았던 친구들의 엄마들이 떠올랐다. 막연히 “동창 엄마들도 LA에 많이 사시는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파티장인 볼룸에 들어서니 그 ‘엄마들’의 정체가 확인되었다. 바로 자신의 동창들이었다.

가슴에 붙은 이름표를 보고 수십년 전 친구를 확인하는 순간, 나이든 얼굴 위로 앳된 여고생 모습이 겹쳐지면서 탄성은 터져 나온다. “너 그대로야, 세월이 빗겨 갔나봐!!”

수십 년 만에 만나도 스스럼없이 반말하고 웃고 떠들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고단했던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이 동창모임의 매력이다. 축제의 효과이다.

추수감사절로부터 크리스마스를 거쳐 새해로 이어지는 연말연시는 축하파티가 줄을 잇는 축제의 계절이다. 이름 붙은 송년회 외에도 가족 친지들이 모이는 작은 파티들이 이어진다. 소중한 인연들, 고마웠던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여서 한해의 삶을 돌아보고, 올해도 별 탈 없이 살아낸 것을 감사하며 함께 축하하는 자리들이다.

뭘 감사하고 뭘 축하해야 할까. 모든 이들에게 연말이 즐겁기만 한 건 아니다. 축하는커녕 한숨만 나오는 상황들이 많다. 봉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치솟아 재정적으로 쪼들리거나, 나이 들수록 몸의 이곳저곳이 고장 나서 건강이 좋지 않거나, 업무 스트레스로 하루하루가 전쟁이거나, 자녀가 속을 썩이거나… 감사나 축하와는 거리가 먼 일상들이다.

그럼에도 성탄절이라고, 연말이라고… 감사하고 축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그럴수록 감사하고 축하하라고 말한다.

감사란 못 이룬 것, 못 가진 것에 쏠려있던 시선을 돌려 가진 것, 이뤄낸 것을 들여다보는 긍정의 행위.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만도 감사의 조건으로 충분하다. 감사의 마음이 차오르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축하의 행위이다. 크리스마스 축하 장식을 하고 선물을 나누며 축하파티를 하게 된다.

절기나 생일, 결혼기념일 등 축하할 것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축하의 행사를 만들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흥겹게 축하하며 살수록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축하 행위는 첫째 기쁨을 선사한다. 밋밋한 삶에 즐거움이 차오르게 한다. 둘째 축하는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심신이 건강해지는 것은 불문가지. 셋째 축하하고 축하받는 삶은 상호 사랑과 신뢰를 풍성하게 함으로써 관계를 돈독히 한다. 자주 모여 같이 먹고 마실수록 가까워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아울러 축하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하니 감사하고 축하할 때마다 영혼의 상처들이 아문다.

축제의 계절에 많이 감사하고 많이 축하하자. 지루했던 삶이 즐겁고 행복해질 것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택 소유주 협회’(HOA·Homeowners’ Association) 주택의 외관과 단지 내 편의 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운영된다.‘커뮤니티 협회’(Co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집을 팔 때‘홈 스테이징’(Home Staging)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홈 스테이징은 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일종의 판매 전략이다. 홈 스테이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부진한 호텔 수익 만회 전략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지 기분경험·가치’중시 수요와 맞아호텔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객실 예약 없이 편의 시설만 사용할 수 있는‘데이 패스’를 판매 호텔이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엠폭스 바이러스 테스트 장비 [로이터]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최근 동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UC 대학은 많은 가주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립대학이다. 타주에서도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을 정도로 UC 대학 높은 교육 수준이 인정받고 있다. 각종 대학 순위에서 상위로 꼽히는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유치원생 5세 아이를 둔 박모(40)씨는 지난해 가을, 아이를 나무랐던 일을“지금도 후회한다”고 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그날은 아이가 하원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영유아 검진에서 난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다가 아이가 네 살 되던 때부터 안경을 썼거든요. 시력 발달 속도가 더뎌서 최근 검진을 해봤는데, 근시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저녁 식사를 후루룩 마친 뒤 곧바로 소파에 누워 TV나 스마트폰 등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음식물이 소화되기 전에 누우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게 막는‘하부 식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주말 아침 체한 증상이 있던 30대 남성 K씨는 복통과 구역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쉬려고 해도 등으로 뻗치는 통증 때문에 똑바로 누울 수도 없었다. 검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역사와 현재거의 매일 마트에 간다. 식재료를 사기도 하지만 남들이 무엇을 사는지도 관찰한다. 특히 계산대에 줄을 서 있을 때가 좋은 기회다. 각자 선택이 매우 다양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