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김광덕 칼럼] 벼랑 끝 윤 정권, ‘큰바위얼굴’ 배워라

지역뉴스 | | 2023-11-09 17:49:13

김광덕 칼럼, 서울경제 논설실장 부사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는 ‘큰바위얼굴’이 있다. 여기에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대통령 4명의 모습이 새겨져있다. 시에나 대학이 전문가 230여 명의 분석을 토대로 발표해온 역대 미국 대통령 평가 상위권 리스트에는 네 사람과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단골로 들어간다. 이들이 존경 받는 이유는 난세에 나라를 구하고 도약시킨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공통점은 실력과 도덕성을 모두 갖추고 건국·성장·발전·통합 등 실적(performance)을 뚜렷하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근본 원인은 ‘큰바위얼굴’의 리더십을 배우지 못한 채 정반대 길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출범 1년 6개월을 맞은 윤석열 정부는 도덕성과 능력 두 측면에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유도 정책적 무능과 도덕성 결여에서 찾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퍼주기 정책으로 지지율 유지를 시도했으나 능력 부족으로 부동산 정책 등에서 실정을 거듭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때부터 공정·정의·평등을 외쳤으나 실제로는 역주행을 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 세력의 ‘내로남불’과 위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을 복원하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등 헌법 가치를 지켜 나라를 정상화해주기를 기대했다. 

윤석열 정부는 헌법 정신 준수와 3대 개혁 등 국정 방향은 제대로 설정했으나 ‘디테일’에서 능력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게다가 안일한 자세까지 겹쳐 경기 침체 등 복합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자녀의 학교 폭력 의혹으로 사퇴하는 파동이 벌어지자 세간에서는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이 오십보백보”라는 쓴소리까지 나왔다. 정권 초기 박순애 교육부 장관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겪고도 이번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중도 하차 사태를 막지 못했다. ‘만사(萬事)’로 통하는 인사의 흠결을 지켜보는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독선적 스타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니 이번 보선에서 완패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여권 핵심부의 인적 구성이 검사·판사·경찰 등 특정 직업 출신으로 편중돼있어서 불통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핵심 장관들은 검사 출신이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판사 출신이다. 국민의힘의 윤재옥 원내대표와 이만희 사무총장, 이철규 전 사무총장은 공교롭게도 모두 경찰 간부를 지냈다.

국민의힘이 이대로 가면 ‘수도권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내년 4월 총선에서 대패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여소야대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은 상실되고 거대 야당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밀어붙일 게 뻔하다.

한국갤럽이 지난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서울에서 25%에 그쳤다. 대통령 지지율은 중도층에서 24%, 무당층에서 18%, 30대에서 16%, 20대에서 24%에 불과했다. 선거 승패를 가르는 중도층·수도권·청년층 이른바 ‘중수청’의 지지 기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윤석열 정부는 보수와 중도의 대연합으로 출범했으나 올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보수·중도 연대 해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당시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특정 후보들을 당 대표에서 배제하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비쳐 중도층의 이탈을 초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민의힘이 ‘푸른 눈’의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해 관심 끌기에 나섰으나 실질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벼랑 끝에 선 윤석열 정권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면 분칠만 할 게 아니라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윤 대통령부터 독선적인 국정 스타일을 바꾸고 쓴소리를 경청하면서 소통·설득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또 유능하고 도덕적이면서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는 인재들을 두루 기용해 경제 살리기와 구조 개혁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물이 비등점까지 끓은 뒤 손쓰려고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총선을 5개월 보름 앞둔 지금 큰바위얼굴의 리더십을 배우고 실천해야 떠나가는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

<김광덕 서울경제 논설실장·부사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택 소유주 협회’(HOA·Homeowners’ Association) 주택의 외관과 단지 내 편의 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운영된다.‘커뮤니티 협회’(Co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집을 팔 때‘홈 스테이징’(Home Staging)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홈 스테이징은 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일종의 판매 전략이다. 홈 스테이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부진한 호텔 수익 만회 전략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지 기분경험·가치’중시 수요와 맞아호텔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객실 예약 없이 편의 시설만 사용할 수 있는‘데이 패스’를 판매 호텔이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엠폭스 바이러스 테스트 장비 [로이터]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최근 동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UC 대학은 많은 가주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립대학이다. 타주에서도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을 정도로 UC 대학 높은 교육 수준이 인정받고 있다. 각종 대학 순위에서 상위로 꼽히는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유치원생 5세 아이를 둔 박모(40)씨는 지난해 가을, 아이를 나무랐던 일을“지금도 후회한다”고 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그날은 아이가 하원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영유아 검진에서 난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다가 아이가 네 살 되던 때부터 안경을 썼거든요. 시력 발달 속도가 더뎌서 최근 검진을 해봤는데, 근시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저녁 식사를 후루룩 마친 뒤 곧바로 소파에 누워 TV나 스마트폰 등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음식물이 소화되기 전에 누우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게 막는‘하부 식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주말 아침 체한 증상이 있던 30대 남성 K씨는 복통과 구역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쉬려고 해도 등으로 뻗치는 통증 때문에 똑바로 누울 수도 없었다. 검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역사와 현재거의 매일 마트에 간다. 식재료를 사기도 하지만 남들이 무엇을 사는지도 관찰한다. 특히 계산대에 줄을 서 있을 때가 좋은 기회다. 각자 선택이 매우 다양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