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7.5%나 올라…주 원료인 카카오·설탕 44년 만에 최고 수준
올해 핼로윈 축제는 그 어느 때 보다 더 무시무시한 핼로윈이 될 것 같다. 핼로윈용 캔디와 초콜릿 가격이 크게 치솟으면서 핼로윈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로 캔디와 초콜릿의 필수 재료인 설탕과 카카오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핼로윈 시즌을 앞두고 캔디와 초콜릿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27일 뉴욕타임스(NYT)는 연방 노동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캔디류의 가격이 전년에 비해 7.5%, 2021년에 비해선 20%나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핼로윈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러 종류의 캔디와 초콜릿을 섞어 만든 핼로윈용 캔디 바구니의 경우 예년에는 10달러 미만에서 구입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13달러까지 올랐다.
핼로윈용 캔디류 가격이 상승한 것은 초콜릿의 주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폭등한 탓이다. 카카오의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12월 인도분 카카오 가격이 뉴욕선물거래소에서 3,800달러대까지 치솟아 1079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급등했으며, 이는 현재 미국에서 거래되는 주요 원자재 상품 가운데 가장 크게 상승한 것이다.
또한 올해 8월까지 미국이 수입한 초콜릿 가격도 전년에 비해 16%나 올랐다.
초콜릿 브랜드 M&M‘s의 모기업인 마스는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제과업계도 인플레이션과 원료가격 급상승이라는 문제점에 직면했다”며 “생산비 추가 비용을 흡수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핼로윈 캔디류의 또 다른 주요 원재료인 설탕의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설탕의 대부분이 멕시코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멕시코 설탕 산지의 가뭄으로 올해 생산량이 1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가공되지 않은 원당의 국제 거래 가력이 파운드당 27센트까지 최근 상승했다. 이는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 가격에 해당된다.
여기에 세계에서 설탕 주요 생산국이 포진해 있는 아시아에서도 가뭄이 심해지면서 생산량이 감소하자 해외 수출 설탕 물량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설탕 가격 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상품 데이터 플랫폼 DNEXT의 수석 설탕 분석가인 존 스탠스필드는 “멕시코와 아시아의 설탕 공급난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핼로윈용 캔디와 초콜릿의 가격 인상으로 올해 미국 소비자들이 캔디류 구입에 지출하는 비용도 기록적인 규모가 될 것인 전망이 나온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올해 핼로윈 시즌에 캔디류 구입에 36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6% 상승한 수치다.
미국 내 캔디와 초콜릿 생산판매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증가라는 반사이익을 볼 것이고 NYT는 지적했다. 판매량은 줄어들었지만 가격 인상으로 판매 이익이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허쉬의 경우 지난 분기 판매량은 1% 떨어졌지만 11%에 달하는 가격 인상으로 20% 판매 이익 상승을 기록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