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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가 중독이라니’ 학부모들 전전긍긍

미주한인 | 사회 | 2023-10-26 09:23:35

한인 청소년, 마약 복용 실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진단 - 심각한 한인 청소년들 마약 복용 실태

  

펜타닐 등에 쉽게 노출

고교생 절반이상 경험

한인들 주위시선 부담

도움 요청도 쉽지 않아

 최근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 오남용이 급증하고 있는 멕시코산 불법 펜타닐 알약. [로이터]
 최근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 오남용이 급증하고 있는 멕시코산 불법 펜타닐 알약. [로이터]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힌 한인 A씨는 싱글맘이다. A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십대 자녀 두 명을 홀로 양육하고 있는데, 워킹맘이다 보니 집에 두 자녀만 홀로 둘 때가 많았다. 그러다 최근 자녀 두 명 모두 마약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녀들은 친구들과 함께 한 두 번 마약을 시도해봤다가 지금은 중독돼 스스로도 제어가 안된다는 사실을 A씨에게 털어놓았다. 마약 중독으로 인해 대인기피증, 광장공포증 등을 앓고 있는 두 자녀를 살리기 위해 A씨는 치료시설을 알아보고 있는데, 주변의 눈이 무서워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 연예계에서 연일 마약 스캔들이 터지고 있는 가운데 위의 사례처럼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2세 자녀를 둔 1세대 부모들도 자녀들의 마약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A씨는 “고등학생인 딸 아이에게 물어보니 학생 중 절반 이상이 마약을 접해본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며 “더이상 마약이 다른 집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인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마약에 빠지는 청소년들의 연령 또한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 등에 쉽게 노출되면서 학생들의 마약 중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인들이 다수 사용하는 ‘미시 USA’ 웹사이트에는 올해 8월 ‘몇 주 전 아들이 마약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라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글쓴이는 “작년부터 (아들의 마약문제로) 집안이 난리도 아니었다”면서 “‘그래도 아들이 돌아 오겠지’라는 깊은 믿음이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었는지 죄책감이 밀려와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마약을 접한 후 쉽게 중독되고, 점차 강도가 센 마약을 찾게 되면서 끝내는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들어 남가주에서도 약물로 인해 숨진 학생들의 사망 사건이 부쩍 증가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10대 자살 사망사건 중 약 84%가 펜타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펜타닐 관련 십대 자살 사건은 거의 세 배로 증가했다.

 

로렌 탄즈 박사는 “학생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펜타닐과 같은 마약을 쉽게 구하고 있다”며 “특히 팬데믹 이후 십대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며 많은 학생들이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최대 교사노조인 국립교육협회의 베키 프링클 회장은 “학교에서는 날록손을 확보하는 것 이외에도 약물 인식과 예방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등 학생들의 약물 중독에 대처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학생들의 마약 중독은 학교의 위기가 아닌 지역 사회의 위기다”고 전했다. 이어 프링클 회장은 “따라서 교육기관 뿐만 아니라 학부모, 가족, 지역사회, 정부 등이 연대해 학생들의 마약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가정상담소의 제니퍼 오 부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가끔 학부모들이 자녀의 마약 문제가 걱정돼 문의가 오긴 했지만 아직 학생들이 직접 상담을 받은 사례는 없다”며 “혹시 자녀의 마약문제로 힘든 학부모들이 있다면 언제나 무료 상담이 가능하니 연락달라”고 말했다.

 

이어 오 부소장은 “한인가정상담소는 YMCA와 차터스쿨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주기적으로 마약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10월부터는 매주 줌을 통해 학부모들을 위한 ‘자녀양육 수업’도 진행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 해달라”고 덧붙였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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