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 파업 압박에 사측은 해고로 맞대응
파업에 닛산·혼다 등 일본계 메이커에 미칠 영향도 주목
미국에서 자동차 노조 동시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미국 자동차 '빅3'에서 일시 해고(layoff)된 노동자들이 5천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파업 여파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노조가 없는 닛산, 혼다 등 일본계 완성차 메이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이 장기화하자 '빅3' 사측은 최근까지 약 4천800명을 일시적으로 해고했다.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이유로 일시 해고 방식으로 맞대응한 것이다.
포드는 시카고·미시간·켄터키 공장에서 1천900여명을, GM은 랜싱·웬츠빌 공장서 2천300여명을, 스텔란티스는 털리도 공장에서 600여명을 각각 일시 해고했다.
UAW는 파업 참여 공장을 늘리며 단계적으로 압박 강도를 높이는 '스탠드업 스트라이크' 방식을 택하고 있다.
초반엔 '빅3'에서 1개씩 3개 생산 공장에서 1만3천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면 지금은 모두 6개 공장, 38개 부품 배송센터 소속 3만4천명이 파업에 합류했다.
미국 자동차 노조 파업이 장기화한 이유는 UAW 요구안과 '빅3' 제시안의 괴리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UAW는 향후 4년간 임금 36% 인상,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연금 혜택 상향과 함께 배터리 공장 생산직도 완성차 공장에 상응하는 임금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빅3'는 10∼15% 수준의 기존 협상안보다 다소 높은 20∼23%의 임금 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비교적 파업에 우호적인 미국 내 정치 상황과 여론을 고려하면 UAW 요구안에 가까운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미국인 다수가 UAW 파업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각에선 초유의 UAW 파업 장기화가 현재 노조 없이 운영되고 있는 닛산과 혼다 등 일본계 메이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업체에서는 최근 노조 결성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