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확률 54%→48%로…소득·노동·소비 ‘견고’
미국 경기 전망을 낙관하는 경제학자들이 늘어났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고금리 지속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급속히 냉각하지 않고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는 전문가들이 늘어난 것이다.
WSJ이 지난 6∼11일 업계 및 학계 경제학자 65명을 상대로 벌인 경기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이 평가한 향후 1년 새 미국 내 경기침체 발생 확률은 48%로, 3개월 전 조사 때의 54%에서 6%포인트 떨어졌다.
경기침체 전망 확률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해 중순 조사 이후 1년여 만이다.
물가상승률이 진정되는 모습을 이어가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게 주된 배경이 됐다.
노동 시장이 견고한 모습을 나타냈고, 성장률도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도 낙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몬트리올은행(BMO)의 더그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설문 답변에서 ”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할 확률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며 ”은행 위기가 진정되고 노동시장이 강한 회복력을 보이며 실질소득 증가가 소비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경제학자 중 약 60%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미 종료됐다고 판단했다. 다수 경제학자가 올해 예정된 11월 및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내다본 것이다. 또한 응답자 중 절반은 내년부터 성장세 둔화와 실업률 증가가 나타나면서 연준이 내년 2분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나온 것은 아니다.
경제학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등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 확산이 에너지 가격을 밀어 올려 경제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이란과의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금리 상승도 과중한 부채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및 매슈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설문 답변에서 ”지난 몇 달 새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저축 고갈, 깐깐해진 대출 태도, 소득 증가율 둔화,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등은 내년도 경기에 더욱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