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미국 시장 영역 확대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 한인 중심의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한국식 ‘먹조합’ 메뉴로 타인종들로까지 타깃 고객층을 넓히면서 가맹점을 늘려 나가고 있다.
한국 시장이 포화인 상황에서 외형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시장 확대 노력은 ‘K콘텐츠’ 인기의 후광 효과에 힘입어 ‘치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K-치킨’의 위상을 끌어 올리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8일 한국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교촌에프앤비의 미국 법인인 교촌 프랜차이즈 LLC는 지난달 29일 하와이에 교촌치킨 1호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하와이주 호놀룰루 키아모쿠 거리에 약 800여 스퀘어피트 규모다. 이 거리는 ‘월마트’, ‘로스’, ‘알라모아나 센터’ 등 대형 샤핑시설이 밀집해 있는 주요상업지구로, 와이키키 해변도 인접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현재 LA에서 한인타운 6가 매장을 포함 직영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는 교촌치킨은 향후 2년 내 하와이에서 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고, 2028년까지 캐나다 서부지역에 30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제너시스 BBQ도 미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BBQ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1호 매장을 열었다. 앨라배마주 모빌 1호 매장은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운영한다. 인근에 사우스앨라배마대학교가 있으며, 주거공간과 상업공간이 혼합된 지역에 위치했다.
BBQ는 뉴욕 맨해튼 32번가를 시작으로 뉴저지, 텍사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조지아, 하와이 등 주요 지역으로 영업망을 확대했다. 최근 오픈한 앨라배마주와 미시건주, 오하이오주를 비롯해 현재 총 26개 주에서 2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hc치킨은 올해 2월 LA에 북미 1호점을 열고 미국 시장 공략 경쟁에 가세했다.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LA점을 그로브 몰 옆 LA 파머스 마켓에 개설한 bhc치킨은 앞으로 추가 신규 매장을 개설해 동남아 시장을 넘어 미국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 치킨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데는 한국 시장이 포화 상태인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내 치킨전문점 수는 2만8,627개에 달한다. 치킨은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과 경쟁하고, 치킨전문점이 아닌 음식 프랜차이즈들도 사이드 메뉴로 치킨을 내놓는 상황이어서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시장을 비롯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K-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미국 시장 확대를 지속할 수 있는 데는 한국 대표 메뉴를 곁들이면서 현지에 적합한 메뉴를 도입하는 현지화 전략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BBQ는 한국에서 300만개가 팔린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을 미국에 진출한 한편, 김치볶음밥, 떡볶이, 부대찌개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bhc와 교촌치킨도 한식과 연계된 메뉴를 내놓고 차별화를 두면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콘텐츠’의 후광 효과도 K-치킨의 미국 시장에서 안착에 한몫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 팝 아티스트 등 K-콘텐츠가 흥행하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는 지적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