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적발 156만명 달해
올들어 10개월 동안 멕시코로 들어오다 이민 당국에 적발된 불법 이민자 수가 156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행을 위해 멕시코를 통과하려는 이민자들이어서 미국 국경 이민자 위기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멕시코 이민청(INM)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우리 영토 내에서 식별한 이민자는 156만6,948명으로 파악됐다”며 “이중 미성년자는 13만8,25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출신이 대부분인 이들은 거의 미국행을 위해 멕시코에 들어온 것으로 INM은 확인했다.
최근 북부행 열차에 불법 승차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에 나선 이민당국은 지난달 18일부터 3일까지 2만7,066명의 이주민을 구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별도로 멕시코 외교부는 이민자 수용 시설 포화에 따라 베네수엘라,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니카라과 정부에 이민자 항공 귀국 지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정부와 우리는 항상 (이민자 문제에)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공조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날 고위급 안보 회담을 위해 멕시코시티를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과 대화를 나눈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의 새로운 국경장벽 건설 움직임과 관련, “현 미국 정부는 새 장벽 설치를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추가 국경장벽 건설이) 이민 문제에 대한 해답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민자들의 육로 통과 경로에 놓인 중미 국가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콜롬비아∼파나마 국경 지대의 험준한 정글인 다리엔 갭 인근을 둘러본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주 위기 논의를 위해 역내 국가들이 모여야 한다”며 멕시코 정부에서 제안한 관련 회의 개최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파나마 일간지 라프렌사는 보도했다.
파나마 이민청은 올해에만 지금까지 41만5,104명의 이민자가 다리엔 갭을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