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이자부담 급증
미국 내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비용 부담이 늘어난 기업들의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1조7,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내 레버리지론 중 약 2,700억달러 잠재적으로 채무 불이행 위험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레버리지론이란 부채 비중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대출 형태로 조달한 자금을 말한다. 통상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로 대출이 이뤄지다 보니 금리 급등 시 대출자는 이자 수익이 커지는 반면 대출 받은 기업은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일례로 반려동물용품 소매업체 펫코(Petco)의 경우 2년 전 17억달러를 연 3.5% 금리로 조달했지만 현재는 금리가 연 9%로 껑충 뛴 상태다.
2021년 초 이자 비용은 이 회사 현금흐름의 5%에 불과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현금흐름의 4분의 1 수준으로 증가했다.
은행권 기업대출 역시 부실 위험이 큰 것은 마찬가지다.
의류업체 헤인즈브랜즈(Hanesbrands)의 경우 2개 은행에서 총 19억달러의 대출을 가지고 있는데, 대출 금리는 각각 연 7.2%와 8.9%로 올랐다. 이 업체는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흐름 전부를 이자와 원금을 갚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은행권은 갈수록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이고 있다 보니 저신용등급 기업들은 대출 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WSJ은 전했다.
피치는 저신용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은행 대출의 부실 규모가 향후 2년간 6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다수는 올해 연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신용 기업들이 유일하게 거는 기대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