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연속 상승, LA 전년비 0.4% 올라
전국 집값이 반등세를 이어가더니 결국 신고가를 새로 썼다. 매물 부족 현상이 원인인데 고금리로 인한 높은 이자율에 더해 바이어들 입장에서는 집을 사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
26일 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전국 20개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이를 측정하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7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0.98%, 전월 대비로는 0.6%올랐는데 2월부터 6개월 연속해서 매달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와 관련해 S&P 다우존스의 크레이그 라자라 전무이사는 “전국 주택 가격이 최근 가격 상승으로 작년 하락폭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 동부의 상승폭이 컸다. 연간 상승률을 보면 시카고가 4.4%로 가장 높았고, 클리블랜드가 4%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뉴욕(3.8%), 디트로이트(3.2%)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샌디에고(0.7%), LA(0.4%)는 오른 반면 샌프란시스코(-6.2%)는 하락했다. 집값에 전년 대비 제일 많이 하락한 곳은 네바다의 라스베가스(-7.2%)였다.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공급 부족이 꼽혔다. 7월 기준 기존 주택 거래 건수는 약 400만건으로 전년 동기 650만건 대비 38% 하락했다. 미국 주택 시장에서는 통상적으로 전체 거래의 90%가 기존 주택이고 신규 주택은 10%에 불과하다. 그런데 집을 소유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지 않아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집을 팔지 않는 것은 고금리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황 때문이다. 30년 모기지 금리가 7%를 넘은 지금 상황에서 기존 주택을 팔고 새로운 집을 사면 리파이낸싱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갚고 있던 저금리 주택담보대출 대신 고금리 상환 부담이 커진다. 이와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이사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다.
높은 금리는 무주택자로서 집을 사려는 바이어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지금 같이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부모로부터 거액을 물려 받아 현금으로 집을 살수 있는 사람만 매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부익부빈익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매물이 나올 때마다 치열한 매수 경쟁이 이어지며 이는 리스팅 가격 보다 훨씬 높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한 30대 직장인 지아니 마르티네즈 씨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에 달하는데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금 여력이 충분해 대출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매물을 다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 거래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신축 주택을 중심으로 공급이 늘어 향후 집값이 안정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8월 기존 주택 매매건수는 404만건으로 8월 기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거래량 하락 이후 주택 가격 조정이 나타남을 고려하면 현재 집값이 오르는 것을 추세 상승으로 보기 힘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전국의 신규 주택 착공도 늘고 있다. 8월에는 고금리로 인한 수요 부족 우려에 줄었지만 올해 들어 매달 120만채를 넘어서는 상황이라 향후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