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절도·분실·교통사고 등 올 상반기 7천여건 달해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한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해외 여행자들을 비롯한 재외국민들의 사건·사고 피해도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에 보고된 사건·사고 피해가 올 상반기 40% 이상 늘어났는데, 국가별로 미국에서도 600건 가까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형별로는 분실과 절도가 가장 많았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24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해외에서 물건 분실·절도·교통사고 등 피해를 본 재외국민은 7,2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피해자가 5,05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 피해자가 44.4%(2,244명) 급증한 것이다.
재외국민 사건·사고 피해자는 2018년 1만3,235명, 2019년 1만6,335명에서 코로나19 이후 2020년 9,113명, 2021년 6,498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다 해외여행이 재개된 지난해 1만1,323명을 기록하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내외 교류가 본격화된 만큼 올 한해 전체 피해자 수는 전년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피해자를 유형별로 보면 분실이 2,478명으로 가장 많았다. 절도(1,220명), 사기(446명), 교통사고(345명), 폭행·상해(277명), 행방불명(207명), 위난 사고(92명) 등이 뒤를 이었다. 강력범죄의 경우, 강도 피해자는 64명이었고, 38명이 납치·감금을 당했다. 상반기 살인 피해자는 19명으로 지난해 전체 피해자(17명) 수를 이미 넘어섰다.
피해 발생 국가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는 베트남이 633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581명, 필리핀 523명 등이었다. 미주 지역에서는 미국 589명, 중남미 181명, 캐나다 143명의 피해자가 나왔다. 유럽 지역에서는 총 2,414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엿새간 추석 연휴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치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해외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국민이 없도록 외교부와 경찰청이 협의해 영사 조력의 전문성을 더욱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집계가 ‘재외국민’(한국 국적자) 집계라는 점, 로컬 경찰에 신고됐지만 공관에는 보고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 등으로 모든 ‘재외동포’(미 시민권자 포함) 한인 피해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A만 해도 LA경찰국(LAPD)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발생범죄 중 피해자 인종이 한인으로 확인된 범죄는 601건으로 나타났다. (본보 7월 7일자 보도) 이는 지난 상반기와 비교해 8.1%, 지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8.2% 증가한 것이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