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지출 늘자 성장전망 상향…소비지출 증가세 지속 어려워
'물가예측 가늠자' 근원 PCE 가격지수 예상 부합…11월엔 인상 전망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물가 압력이 둔화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9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 지출 증가와 함께 최근 실업수당 신규 신청 건수가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저축이 감소하고 10월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는 등 대출 비용이 커지면서 소비자 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현상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 개인소비지출 늘자 성장률 전망 잇단 상향
31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 경제 성장의 주요 동인인 개인소비지출은 7월에 0.8% 증가했다.
이중 상품지출은 의약품, 식료품 등 비내구재 중심으로 0.7% 증가했으며, 레저용품과 차량, 가구 등 내구재도 함께 늘었다.
서비스 지출은 포트폴리오 관리 및 투자자문 서비스, 주택 및 공공요금, 식당 및 의료 서비스 등에 힘입어 0.8% 증가했다.
다만 바비, 오펜하이머 등 영화 개봉과 테일러 스위프트 등 아티스트 공연 등이 지출 증가에 기여했으나 레크리에이션 서비스 지출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PCE는 0.6% 증가해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달에는 0.4% 증가했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러한 실질 소비자 지출의 견조한 증가세를 감안해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3분기 GDP 추정치를 연율 2.5%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도 이날 3분기 GDP 성장률을 연율 5.6%로 예상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도 3분기 성장률을 3.8%로 추정했다.
앞서 2분기 GDP는 2.1%였다.
하지만 지난달 저축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인 3.5%로 낮아지면서 향후 소비자지출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6월 저축률은 4.3%였다.
◇ '물가 예측 가늠자' 근원 PCE 가격지수 예상치 부합
PCE 가격지수로 측정한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0.2% 상승해 전달인 6월 상승률과 같았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각각 0.2%와 0.1%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EC 가격지수도 전달과 같은 0.2% 상승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서는 4.2% 상승, 6월의 4.1% 대비 소폭 올랐다.
연간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비교 기준이 낮은 기저효과 때문이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미래 물가 추세를 예측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알려져 있다.
특히 7월까지 3개월간 PCE 가격지수를 연율로 계산하면 2.1%로 연준의 목표치 2%에 근접하고, 같은 기간 근원 물가도 연율 2.9% 상승,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WSJ은 전했다.
◇ 9월엔 금리 동결 가능성…11월엔 인상 관측 커져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19∼20일 열릴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도 동결을 점치고 있다.
연준 인사 가운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알려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관련 수치가 금리동결 유지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인사들은 잭슨홀 미팅 당시 이미 이러한 흐름을 알고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파월 의장은 6월과 7월 인플레이션에 대한 좋은 소식에도 불구, 연준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경로에 올라섰다고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 가운데서도 연준 인사들이 주시하는 주택을 제외한 근원 서비스 비용이 전달인 6월 0.3%에 이어 0.5%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11월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구인 건수는 2년여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노동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구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근로자를 유지하려는 고용 태도를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주(20∼2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8천건으로 한 주 전 대비 4천건 줄어 3주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지난달 18만7천개가 증가한 데 이어 8월에도 17만개가 증가하고,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인 3.5%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