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칠 줄 모르는 미 성장세
세계 경제에 오히려 리스크
다른 국가와 달리 인플레이션 상승세와 같은 속도로 질주하는 미국의 경제 성장이 자칫 세계 경제에는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중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에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높게 금리를 올리도록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각국이 연준을 따라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한편, 기업들의 달러 조달의 어려움을 예방하고 통화 약세의 영향을 상쇄하려는 조처를 하면서 그 영향은 축소됐다.
이제 브라질과 칠레,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으며 다른 국가들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관리들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간다는 데 거의 동의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 성장은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5일 잭슨홀 미팅에서 이런 성장은 인플레이션 싸움의 진전을 지연시키고 연준의 대응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의 길을 걷게 될 때 정책적 충격은 상당한 파급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는 “이미 정한 것 이상의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는 지점에 이른다면, 시장은 불안해질 수 있다. 그러면 신흥국을 포함한 세계 나머지 나라의 자산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우 급격한 금융 긴축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잭슨홀 미팅 현장에서 가진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팬데믹 충격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대부분의 나라가 함께 금리를 올린 이후, 이제 정책 차별화는 정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은 최근의 상충하는 지표들에 당황해하고 있으며 다소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부에서는 엄격한 통화 정책에 따른 제조업 약화, 소비자 지출 둔화, 신용 긴축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에 연율로 2.4% 성장하고 이번 분기에는 그 이상이 예상되는 등 연준 관계자가 간주하는 비인플레이션 성장률(non-inflationary growth)인 약 1.8%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팽창한다.
연준 인사들은 최근 몇 달간 미국 소비자지출이 임금 상승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으며, 이런 수요 증가는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연준을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 인사들은 오랫동안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은 2분기에 연율 0.3% 성장했고 중국에서는 어려움이 지속하는 등 다른 주요 글로벌 경제와는 뚜렷하게 대조적이다.
연준 관리 대부분은 긴축 정책과 엄격한 신용 관리가 효과를 발휘하고 팬데믹 시대 저축이 소진되면서 경기 둔화를 기대한다. 또 소비자 대출의 연체가 늘고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 지금까지 연준 조치에 영향을 덜 받은 서비스 지출이 기류가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린차스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나라들이 잘 지켜보고 준비해야 할 순간이라며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