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와 홈경기 2회말 손맛
샌디에고 김하성(27)이 메이저리그 통산 300안타를 첫 만루 홈런으로 장식했다.
김하성은 21일 샌디에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와의 홈경기에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좌완 선발 라이언 웨더스의 시속 155.5㎞ 몸 쪽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2021년 데뷔 후 처음 터뜨린 그랜드슬램이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 KBO리그에서 133홈런을 쳤는데 이 중 만루포는 4개였다. 빅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33번의 만루 기회에서 홈런 없이 2루타 4개 포함 9안타를 쳤지만 34번째 찬스 때 마침내 짜릿한 손맛을 봤다. 한국인 빅리거로는 최희섭(1개), 추신수(4개), 강정호(2개), 최지만(2개)에 이어 5번째로 만루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아울러 통산 300안타는 추신수(1,671개), 최지만(365개)에 이어 3번째로 달성했다.
이날 시즌 17호 홈런과 28호 도루를 기록한 김하성은 앞으로 홈런 3개를 추가하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다. 한국인 타자 중 20-20을 기록한 선수는 추신수가 유일하다. 추신수는 2009년(20홈런-21도루)과 2010년(22홈런-22도루), 2013년(21홈런-20도루) 3차례 성공했다. 한국인 빅리그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경신 중인 김하성은 아직 36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2019년 텍사스 시절 추신수가 작성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4개) 경신도 노려볼 만하다.
1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고 3루 도루에 성공한 김하성은 후속 타자 매니 마차도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아 팀의 선취점을 뽑았다. 1-0으로 앞선 2회엔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힘껏 방망이를 돌려 만루포로 연결했다. 4회에는 삼진, 6회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시즌 타율은 0.278에서 0.280(414타수 116안타)으로 올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하성은 샌디에고 선수 최초로 한 경기에 만루 홈런과 2루타, 도루를 성공했다.
샌디에고는 김하성의 장타쇼에 힘입어 6-2로 승리했다. 이날은 마침 샌디에고 구단이 ‘김하성 데이’로 지정하고 관중에게 김하성 버블헤드 인형을 선물한 날이라 행사 주인공의 활약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구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의 한국인 왕’(Our Korean king)이라는 글과 김하성의 경기 장면을 소개했다.
밥 멜빈 샌디에고 감독도 “김하성은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선수”라며 “결정적인 순간 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득점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1번 타자 역할을 잘해 주고 있다. 엄청난 선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