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식당 비해 매출 2배↑
푸드스탬프 이용 등 편리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으며 최대 피해 업종이었던 요식업계 중에서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패스트푸드 체인업계는 매장 방문 발길이 늘면서 매출 상승을 기록하면서부터다.
치솟은 식료품 가격에 푸드 스탬프와 같은 현금 지원이 크게 줄면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보다 저렴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사먹는 것이 경제적인 데다 팁 부담이 커지면서 식당 내 식사보다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탓이다.
고물가 속에 상대적으로 싼 음식값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의 상승세는 전 세계적인 식품 인플레이션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워싱턴포스트(WP)는 맥도널드와 스타벅스와 같은 미국 내 43개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업체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들의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5%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일반 식당의 경우 올해 2분기 매출 신장률은 2.38%인 점을 감안하면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의 매출 신장세는 괄목할만한 것이다.
WP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인기를 모으게 된 데는 식료품 가격이 크게 치솟은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시리얼과 베이커리 식품의 가격은 2020년 초에 비해 29%나 급등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저임금 노동자의 연쇄적 임금 상승은 식료품 가격을 끌어 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식료품 가격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데 지출되는 비용도 늘면서 소위 밥상 물가는 지난해 8월 13.5%로 정점을 찍은 데 반해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 외식 물가의 상승세는 이보다 적어 올해 3월 8.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시르카나에 따르면 피자 체인의 평균 가격은 8달러, 햄버거 체인은 6.56달러로 집에서 해먹는 비용에 비해 훨씬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 동안 크게 늘었던 푸드 스탬프의 현금 지원금 규모가 올해 3월 말로 축소된 것도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인기 상승에 한몫했다. 시르카나에 따르면 푸드 스탬프 지원금이 200달러까지 줄어들자 그로서리 마켓에서 씀씀이도 줄어 매월 70달러로 감소했다. 푸드 스탬프 사용자들은 식료품 구입을 자제하는 대신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외식을 늘렸다.
고물가로 인해 팁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도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 발길을 돌리게 한 요인 중 하나다. 또한 팬데믹 이후 식당에서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었다. 전미식당협회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드라이버 스루는 12%, 배달은 5% 각각 증가한 것에 비해 식당 내 식사는 14%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재택근무 축소와 함께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제도로 변화한 것도 패스트푸드 체인점 수요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다. 사무실 밀집 지역에선 식당 폐업이 줄을 잇고 있지만 재택근무가 줄면서 패스트푸드 체인점 개점은 늘어 올해 5~6월 전년에 비해 10%나 상승했다.
그동안 ‘정크 푸드’라는 부정적 인식을 바꾸어 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샐러드와 같은 건강식 전문 체인점이 늘어난 것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인 이유 중 하나다. 샐러드 전문 체인점인 샐러드 앤 고는 지난해 166.3%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미국에서 2번째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