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무부, 식료품 가격 내년 최대 7% 하락 가능”
역대 최악이라는 물가 상승을 이끌며 한인을 비롯해 미국인들의 가정 경제를 팍팍하게 했던 밥상 물가가 내년에는 하락세로 반전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장미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높은 물가에 적응해 고물가가 고물가를 부르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LA 데일리 뉴스는 미국인들의 식탁에 오르는 식료품 가격이 내년엔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연방 정부의 희망적인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식료품 가격의 하락 반전 현상이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LA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연방 농무부(USDA)는 지난달 물가 동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식료품 가격이 7% 가까이 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식료품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1% 정도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1% 상승치는 지난 20년간 식료품 가격 인상률의 절반 수준에 해당된다.
식료품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장기가 물가 상승에 지친 한인과 미국인들에게는 희망적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지난 한 해 동안 식료품 가격은 11.4%나 급등했다. 이는 연인상률로만 보면 50년 만에 최대 인상률이다.
또 미국의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망이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14일 발표한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중간값)은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지난해 6월 기록한 최고치 7.1%보다 크게 떨어졌다.
미국 소비자들은 또 향후 수년간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3년 후 2.9% 수준으로 하락하고, 5년 후에도 안정적으로 2.9%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들은 식료품 가격을 비롯, 주택가격, 대학 등록금, 의료비, 임대료, 개솔린 등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방 농무부의 내년 식료품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장기간 지속되어 온 인플레이션 여파로 평균 이상으로 오른 물가가 인플레이션 둔화세로 단시간에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식료품 가격은 4.7%나 올랐다. 여기에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 세계 식량 공급 상황이나 원유와 개스 등 에너지 가격 등 가변성이 높은 요소들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도 내년 식료품 가격 하락을 단언할 수 없는 변수들이다.
기업들이 식료품 가격들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적응하고 있는 것도 식료품 가격 하락을 가로 막는 요소 중 하나다. 상품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소비자들은 구매를 중단으로 대체재를 구매하는 이른바 ‘탄력성’으로 인해 식품제조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을 올리기도 한다. 일례로 대형 식품제조 업체 제너럴 밀스는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은 줄었지만 매출은 상승하는 탄력성의 효과를 봤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중단하는 가격 저항선까지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이유다.
물가 상승에 둔감해진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식료품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의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 대부분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물가 상승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높은 물가에 둔감해질수록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