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솔린 가격만 20% 상승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불렀던 유가가 다시 들썩이면서 한동안 안정됐던 미국 경제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7일 올해 들어 하향 안정세가 계속됐던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급등한 유가는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억 배럴에 달하는 정부 전략비축유(SPR)를 시장에 방출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또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일부 산업의 에너지 수요가 감소한 것도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 감산을 연장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러시아도 원유 공급량을 감축하기로 하자 에너지 가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3개월간 디젤유 도매가격은 36% 올랐고, 항공기에 사용되는 제트오일 가격은 40%나 급등했다. 개솔린 가격도 19% 상승했다.
주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서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EC 가격지수는 에너지와 식료품이 제외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준이 2%대 물가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스티펠의 최고자산전략가인 배리 배니스터는 “에너지와 식료품은 근원 인플레이션 산정에서 제외되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25∼5.50%로 올린 연준에 대해 시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긴축정책 연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