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삶과 생각] 마지막 통과의례 장례문화

지역뉴스 | | 2023-08-04 14:04:29

삶과 생각, 신응남 변호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신응남(변호사)

인류는 유한한 삶을 인식하고, 사후의 세계를 상상했다. 죽음을 삶의 끝이 아니라 사후세계 진입과정으로 여겼다. 언어가 인간사회를 만드는 내용이라면, 규격화한 의례는 인간사회를 지탱하는 형식이자 틀이다. 그 과정 후, 그들은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인간만이 장례를 치른다. 인류는 그 의식을 통해 동물과 구분되며, 문화를 창출해왔다. 최초의 장례의례는 약 12만 년 전 아프리카의 네안데르탈인 매장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장례형태는 나무 위에 안장하는 수장, 독수리에게 먹이는 천장 등이 있지만 매장과 화장이 주를 이룬다. 장례문화를 통해 그 지역문화를 알 수 있다.

유교는 타종교에 비해 내세관이 분명치 않다. 공자는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냐”고 말했다. 유일신 신앙을 갖고 있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신의 도움으로 천국에서 영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불교와 힌두교는 윤회와 업이라는 개념으로, 유일신 종교의 직선적 시간개념과 다른 순환적 시간개념을 갖는다. 불교와 힌두교는 우주본질을 브라만, 인간본질은 아트만이라고 부른다. 그 둘이 동일함을 깨닫는 것을 범아일여(梵我一如)라 하는데, 이에 이르면 윤회와 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유교문화권에서는 매장을 하며, 힌두교와 불교문화권에서는 화장을 한다. 인도의 대표적 화장장소인 갠지스강가 바라나시는 힌두교 성지로 해마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방문한다. 강에서 목욕하면 업을 씻을 수 있다고 하니, 한쪽에서는 목욕, 다른 곳에선 화장한 시신을 뿌리는 장면이 연출된다. 티베트 천장은 독수리에게 시신을 내주는 장례풍습이다. 험한 자연환경과 독수리 신앙 때문에 가능한 풍습인데, 독수리 따라 망자 영혼도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는다.

이집트의 멤피스와 기자지역에는 사원, 피라미드 등 유적이 많다. 이집트 왕은 왕좌에 오르면 자신의 무덤인 피라밋을 짓기 시작한다. 그들은 사후세계를 믿었기 때문에 시신 보존 위해 미라를 만들었다. 무덤 안에는 ‘사자의 서’, 다음 생의 풍족한 삶을 위해 음식, 옷 등을 매장했다. BC 13세기 휴네페르의 ‘사자의 서’는 이집트인이 사후세계의 통과의례를 적은 문헌이다.

‘사자의 서’에는 죽은 자가 자칼 가면을 쓴 심판관 손에 이끌려 천칭 앞에 선다. 천칭 왼편에는 망자의 심장이, 오른쪽에는 타조 깃털이 올려져있다. 그들은 사람이 사는 동안 저지른 모든 행위는 심장에 저장된다고 믿었다. 타조의 깃털은 우주의 질서인 마아트(Maat)를 상징한다. 그것은 중용과 유사하며, 인간 고유임무이며 행동 준칙이다. 만약 추가 평형을 유지 못하면 괴물 ‘암무트’가 그를 삼켜버릴 것이고, 평형을 유지한다면 그를 부활의 신 ‘오시리스’ 앞으로 데리고 가며, 망자는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된다.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다. 수명연장은 이뤘으나, 죽음을 벗어나는 방법은 아직 얻지 못했다. 인간이 망자의 장례를 치러주고, 추모문화를 만든 것은 스스로 유한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이를 통해 삶을 고민하고 성찰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이다.

태조가 한양천도 후, 세운 종묘는 조선왕조 왕과 비를 모시는 사당이다. 이는 조상신 숭배 유교적 전통과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불교의 49재 또한 죽음관을 반영한다. 49일째 되는 날에는 인간,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것인지 결정된다고 믿는다.

‘공들인 삶은 죽음이 다가올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고 했던가! ‘사자의 서’에서 신은 사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임무를 잘 알고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까?”

붉은 노을이 아름다운 한 여름밤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연준,“한동안 금리 동결 가능성 시사” 주목
연준,“한동안 금리 동결 가능성 시사” 주목

올해 기준금리 전망“인플레 여전히 위협”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인사들이 한동안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강경 핵심 정책 벌써 잡음불법이민 추방 공약 현실화땐  도널드 트럼프(사진·로이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한 반(反)이민정책과 연방정부 대수술을 예고했지만 고용시장 및 공무원

취임 코앞… ‘도루묵’ 된 트럼프 랠리

뉴욕증시 상승분 반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했지만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 상승분도 거의 다 날아가

국방 인사청문회 격론… “관료주의 흔들 것” vs “자격 미달”
국방 인사청문회 격론… “관료주의 흔들 것” vs “자격 미달”

피트 헤그세스 장관후보자연방상원 군사위서 ‘찬반’  14일 연방 상원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가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가짜 브래드 피트에 속아 80만불 송금
가짜 브래드 피트에 속아 80만불 송금

프랑스 50대 여성 사기피해돈도 잃고 남편과 이혼까지 프랑스의 한 여성이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속아 약 85만 달러를 날렸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14일 보도했다

다크웹서 펜타닐 전국 유통 ‘중형’

남가주 남성 2명 17년형 다크웹을 통해 펜타닐을 전국 유통시키는데 가담한 공급책 남가주 남성 2명이 각각 15년과, 17년11개월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연방 검찰이 14일 전했다.

백악관, 윤 체포에 "한국 정부·시민의 헌법준수 인정"
백악관, 윤 체포에 "한국 정부·시민의 헌법준수 인정"

"한국 정부와 계속 공조…법치에 대한 공동의 약속 지지"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현직 대통령 첫 구금"…외신, '윤대통령 체포' 긴급 타전
"현직 대통령 첫 구금"…외신, '윤대통령 체포' 긴급 타전

"결정적 순간에 리더십 마비" "위기로 한국 분열상 드러내"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

윤대통령 체포 후 공수처 첫조사 종료…서울구치소로 이동
윤대통령 체포 후 공수처 첫조사 종료…서울구치소로 이동

오전 11시 조사 시작…오후 9시40분 마쳐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PG)[윤해리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첫 조사가 약 10시간

〈롯데마켓 세일정보〉플로리다 유기농 농장 상품 직송전
〈롯데마켓 세일정보〉플로리다 유기농 농장 상품 직송전

롯데마켓 세일정보 1/17/25~1/23/25 이번주 프로듀스 코너에서는 썬키스트 만다린 BAG 3.99, 한국참외 LB 0.99, 크라운 브로콜리 LB 0.99, 네이블 오렌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