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 10% 보험료로…"기후변화 피해 단기 상쇄"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행 중 무더위가 심해지면 여행비를 보전해주는 여행보험 상품까지 나올 예정이라고 영국 아이뉴스가 30일 보도했다.
미국 여행 보험 회사인 '센서블 웨더'의 닉 카바노 최고경영자(CEO)는 아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곧 극심한 기온에 대비해 여행자들을 보호하는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학자 출신인 그는 "여행자마다 언제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너무 더움'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면서 "제품을 출시하면서 고객, 장소, 시기에 따른 '최적의 온도'를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구체적인 상품 설계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카바노 CEO는 회사가 앞서 출시한 '폭우 여행 보험'과 유사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우 보험'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총여행비의 10%를 보험료로 받고 여행 중 오전 8시∼오후 8시 사이에 2시간 이상 비가 오면 당일 여행비를 보험금으로 지급해주고 있다.
카바노 CEO는 "예를 들어 섭씨 35도 이상이면 총여행비의 50%를 보상하고, 40도 이상이면 100%를 보상하는 식"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면서 소비자 가치를 극대화하고 재정적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보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뉴스는 센서블 웨더 외에 다른 유명 보험사들도 고객이 원하는 경우 기존 여행 보험에 폭염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2주 동안 그리스에서 포르투갈에 이르기까지 산불이 발생하고,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수은주가 47도에 달하는 등 지중해 전역에 폭염이 이어져 수백만 명의 일상과 휴가에 차질이 빚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당시 이들 지역을 여행하던 영국인들은 호텔에서 나와 긴급 편성된 항공편으로 귀국해야 했다. 이들은 여행 프로그램을 계획한 여행사들에 항의하며 환불을 요구했다.
카바노 CEO는 날씨 보험과 같은 금융 상품이 기후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으로부터 고객과 여행사를 모두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장기적으로 미래의 기후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탄소 감축과 같은 '하드'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보험과 같은 금융 기술은 단기간에 기후 변화의 악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