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년만 가장 더운 6월, 에어컨 설치비 등 부담
역대급 폭염에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스몰 비지니스를 중심으로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가정용 에너지 요금도 증가하는 상황이라 이중으로 힘든 여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7일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를 인용해 지난 6월이 월별 기준 174년 기후 역사상 가장 더운 한 달 이었다면 미국 경제가 폭염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극심한 더위가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저하시켜 기업 수익성 악화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WSJ와 인터뷰한 데릭 레모인 애리조나대학 이코노미스트는 “더운 날씨가 생산량 저하와 관련 있다는 신호는 매우 분명하다”며 “폭염으로 노동 생산성이나 학습 능력이 하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각한 더위로 인한 기업 수익성 하락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WSJ에 따르면 거시경제연구소인 저널오브머니는 2018년 발표한 연구 조사에서 여름 평균 기온이 화씨기준 1도 상승하면 연간 성장률이 0.15~0.25% 가량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더울수록 노동자들의 근무 상황이 안 좋아져서 생산량이 줄어듬과 동시에 각종 인건비·유지비가 더 들어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스몰 비지니스 오너 입장에서 더 부담스럽다. 직원들의 요구로 에어컨 등을 설치할 때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WSJ와 인터뷰한 한 사업주는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대형 에어컨의 경우 설치비까지 포함하면 수천달러가 드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위해 중소기업 전용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인 레스토랑 업주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열사병으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에어컨이 충분히 설치돼지 않았을 경우 사업주가 노동자의 피해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법정 다툼이 벌어지면 스몰 비지니스 오너 입장에서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7월말에서 8월초 더위가 가장 극심한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사업장도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심한 더위로 인한 비용 증가는 기업들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당장 에어컨 사용이 늘어난 가계들도 늘어난 전기세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영리 단체 에너지지원관리자협회(NEADA) 측은 올여름 가정의 에너지 요금이 전년 대비 11.7%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EADA가 추산한 가계당 올해 여름 평균 에너지 요금은 578달러로 매우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NEADA측 관계자는 WSJ와 인터뷰에서 “폭염에도 에너지 요금이 부담스러워서 냉방비를 낼 돈이 없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