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고정 금리 6.97%, 바이어·셀러 모두 타격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치솟으면서 다시 7%대를 바라보고 있다. 모기지 금리 7%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 속에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모기지 금리가 주택 시장의 매물 부족 사태의 동인으로 작용하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도 떠오르고 있다.
13일 모기지 국책 기관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이번 주 30년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6.96%로 전주 6.81%에서 0.1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같은 기간 모기지 금리 5.51%와 비교하면 1.45%포인나 상승한 금리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4월14일 5%대에 진입한 이후 1주를 제외하고는 5%대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엔 7.08%로 정점을 찍은 모기지 금리는 6%대에 머물면서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이번 주 6.96%로 치솟아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7%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자 모기지 신청 건수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7일 현재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에 비해 0.9% 상승에 머물렀다.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2% 상승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6%나 떨어진 수준이다. 재융자(리파이낸싱) 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1%, 전년 대비 39%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 신청이 전주보다 늘었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겐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에도 일정 부분 주택 구매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은 주택 구매 수요가 탄탄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기지 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주택 매물 부족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동인이라는 데 있다. 현재 주택 매물 소유주들 대부분이 3~4%대의 낮은 모기지 금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높은 모기지 금리를 감당하면서까지 주택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주택 구매자들이 모기지 금리가 낮아져야 더 높은 가격에 주택을 팔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결국 매물로 나온 주택이 줄어들면서 주택 구매 수요자 사이에 구매 경쟁이 빚어져 통상 모기지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떨어져야 하는 주택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 기업인 컴퍼스의 로버트 레프킨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들어 전월 대비 주택가격이 매달 상승했다”며 “모기지 금리가 5%대로 내려가 매물이 ‘홍수’처럼 나오기 전까지는 주택 가격이 완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모기지 금리가 다시 3~4%로 하락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시장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3%대로 하락한 것은 팬데믹 여파에 따른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로렌스 윤 전미부동산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0년 고정 모기지에 대한 3% 금리 시대는 끝났다”며 “남은 평생 모기지 금리가 3%대로 돌아가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에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모기지 금리가 7%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모기지은행협회 조엘 칸 부회장은 “물가 상승 둔화세에도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모기지 금리는 30년 고정 모기지의 경우 7.0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