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직원 1만5,000명 파업, 인플레발 임금 인상 요구
할리웃 작가에 이어 호텔 노동자 파업까지 벌어지면서 가주 경제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심화한 인플레이션 문제로 임금 인상 필요성이 커진 탓인데 다른 산업계로 번져나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인 비즈니스 오너들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할 때다.
3일 LA 타임스(LAT) 등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LA와 오렌지카운티 등 남가주 지역 호텔에서 일하는 노동자 약 1만5,000명이 2일에 이어 3일에도 이틀째 파업을 벌였다. 관련 직종 노동조합인 ‘유나이티드히얼로컬일레븐’(Unite Here Local 11)은 앞서 여름 휴가 성수기인 독립기념일 연휴에 맞춰 파업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실제 행동에 나선 것이다.
파업에는 인터컨티넨탈, JW메리엇, 쉐라톤 등 65개 메이저 호텔에서 일하는 요리사, 프런트 직원, 객실 청소부 등 다양한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호텔 노동자들의 파업은 임금 인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커트 피터슨 유나이티드히얼로컬일레븐 공동대표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피해를 본데 이어 지금은 호텔 경영진들의 탐욕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최근 물가 인상을 고려했을 때 임금 인상은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호텔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 상승폭은 시간 당 5달러를 즉각 올리고 향후 3년 동안 매년 3달러 인상을 보장하는 것이다. 현재 호텔 노동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20~25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즉시 20% 이상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호텔 업계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예상했다며 임시직 직원들을 고용해 대응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서 호텔 측을 대변하는 허슈필드 크레머 로펌의 케이스 그로스먼 변호사는 LAT에 보낸 성명을 통해 “파업 중에도 고객들을 응대할 준비를 충분히 갖추었다”며 “우리는 노조 지도자들이 원한다면 협상을 재개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호텔 업계는 시간당 2.5달러 수준의 임금 인상까지만 수용할 것으로 알려져 협상이 재개된다해도 원활한 타협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 업계는 현재 시간 당 25달러를 받는 노조원의 경우 내년에 10% 급여 인상과 함께 2027년에는 시간 당 임금이 31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텔 업계는 관리직과 임시 근로자들을 투입, 호텔 운영에 나서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 감소와 매출 하락 등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호텔 노동자들의 파업이 다른 직종으로 번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호텔 산업에 앞서 할리웃 작가들이 단체 파업을 했는데 앞으로는 노동계가 연대해 파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일터로 나가지 않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때문인데 모든 사람들이 물가 상승의 고통을 함께 겪는 만큼 다른 업계에서도 직장에 임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와 관련해 LAT는 “올해 여름이 노동자들에게 ‘뜨거운 여름’이 될 수 있따”며 “여러 업종의 노조가 동시다발적으로 임금 인상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비지니스 업계도 파업에 무풍지대일수는 없다. 당장 지난해 랄프스와 같은 주류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차례 위기 상황이 발생한 마켓업계에 파업 바람이 불어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작년 한인 레스토랑 겐와와 유통업체 한남체인에서 노조 설립 바람이 부는 등 노동자들이 근로 환경 개선과 임금 현실화에 적극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가주 업계에 부는 파업 바람이 한인 비지니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