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5세에서 3.9세 높아져…저출생·이민자 유입 둔화 영향
지난해 미국의 중위연령이 38.9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미 인구조사국이 이날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중위연령은 지난해 7월 기준 38.9세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중위연령은 총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을 말한다.
미국의 중위연령은 1980년 30세에서 2000년 35세, 전년도인 2021년 38.7세 등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서 40세에 가까워지고 있다.
메인주(중위연령 44.8세)와 뉴햄프셔주(43.3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중위연령이 40세를 넘어섰다.
중위연령의 가파른 상승세는 미국이 그만큼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NYT는 전했다.
그간 미국은 중위연령 44세인 유럽이나 45세인 한국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저출생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이 같은 위상에도 금이 갔다.
세계적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7년 이후 미국의 출산율은 그 이전 세대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12월에는 캘리포니아 등 28개 주에서 태어난 아이 수가 전년 동기 대비 7.2%나 감소했다.
NYT는 저출생 심화와 중위연령 상승이 전 세계적 추세라면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사회 보장 프로그램이 잘 구축된 국가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전했다.
이는 선진국 출신 밀레니얼 세대 여성이 20대부터 교육과 일을 우선시하면서 늦게 결혼하고 자녀를 적게 낳는 경향을 보이는 데 따른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인구통계 데이터 회사 '소셜 익스플로러' 사장 앤드루 베버리지는 "(중위연령 상승은) 간단한 산술 문제"라면서 "더 적은 수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 유입이 이전만 못한 것도 중위연령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인구를 구성하는 주요 집단인 이민자들은 대부분 자녀 계획 세우기에 적절한 성인 나이대에 미국으로 건너오고, 미국 태생자보다 자녀를 더 많이 두는 경향이 있어 중위연령을 낮추는 데 기여해왔다.
이민자 유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바닥을 쳤다가 회복세이기는 하지만 2016년 이후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