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결혼 금지’ 한국은 반대가 59%로 많지만
일본은 74%가 지지, 나라별 바라보는 시각달라
6월은 성소수자 인권의 달이다. 미국 전역에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벌어지는 한편 행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가별로도 성소수자와 동성 간 결혼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매우 크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24개 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동성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물었는데 유럽 및 북미 국가에서의 찬성 비율이 높았고 아프리카 아시아 이슬람 국가에서는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사에 따르면 동성 결혼을 찬성하는 국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웨덴으로 92%에 달하는 국민이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89%), 스페인(87%), 프랑스(82%), 독일(80%) 등의 유럽 국가에서도 국민 대다수가 동성 결혼을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 국가는 모두 동성 결혼이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국가들이다. 동성 결혼을 법으로 금지하는 이탈리아에서도 74%가 넘는 국민이 동성 결혼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 시절 대법원에 의해 동성 결혼이 전국적으로 합법화됐다. 이후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동성 결혼을 찬성하는 미국인은 전체 중 63%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지지 정당과 나이 등에 동성 결혼에 대한 찬반이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과 독립 정당 지지자의 경우 동성 결혼 지지 비율이 82%로 공화당 지지자(44%)의 두 배에 달했다. 40세 미만에서는 게이와 레즈비언의 합법 결혼을 지지한다는 비율이 73%에 달한 반면 40세 이상의 동성 결혼 지지 비율은 5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동성 결혼을 금지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국민의 비율이 59%로 찬성 비율(40%)보다 아직 높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최근 동성 결혼 합법화 추진 움직임이 시작돼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결혼 평등법이 국회 의원 12명의 지지를 받아 최근 국회에 상정됐다.
현재로서는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낮지만 한국 사회의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도록 정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헌법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결혼을 이성 간의 결합으로만 제한한다고 여겨져 왔다.
이웃 국가인 일본은 동성 결혼을 금지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국민의 비율이 74%로 매우 높았다. 다만 강력히 지지하는 비율(17%)보다는 어느 정도 지지한다는 국민이 57%로 대다수였다.
아시아에서는 호주와 대만 등의 국가가 이미 동성 결혼 합법화 움직임에 동참한 국가다. 호주의 경우 동성 결혼 찬성 비율이 75%로 이 중 52%가 강력히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만에서는 전체 동성 결혼 커플 중 여성 간 결혼 비율이 72%로 남성 간 결혼(28%)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동성 결혼 반대 비율이 높은 국가는 인도네시아(92%), 케냐(90%), 나이지리아(97%)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이슬람 국가들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