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달러 보너스도
서부항만노조와 태평양선사협회가 전면 파업을 피하기 위한 잠정합의안에 서명했지만 노조들에 대한 과도한 임금인상이 도마위에 올랐다. [로이터]
노사 갈등 장기화로 인한 항만 노동자들의 태업으로 물류 적체 위기감이 고조됐던 LA항과 롱비치항이 지난주 노사 간의 잠정 합의안이 도출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한 가운데 잠정 합의안에는 두자릿수 임금 인상과 수천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인상과 보너스 지급 등 항만 노조 요구가 관철된 이번 잠정 합의안으로 1년 넘게 갈등이 봉합되면서 LA항과 롱비치항이 정상을 되찾아 ‘서부 관문’으로서 역할을 다시 수행할 것으로 보여 남가주 경제의 불안 요소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노조가 받은 역대급 인상에 대해 ‘과도하다’는 비난 여론도 비등하고 있으며 고객들은 운임료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16일 월스트릿저널(WSJ)은 내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4일 서부항만노조(ILWU)와 태평양선사협회(PMA)가 오는 2028년까지 임금을 32% 인상하고 팬데믹 시기에 근무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7,000만달러 규모의 ‘영웅 보너스’(hero bonus)를 지급하는 내용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2028년까지 6년 동안 서부항만노동자들의 임금은 32%나 인상된다. 첫해엔 시급을 4.62달러로 10% 인상한 뒤 매년 2달러씩 인상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임금 인상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32% 임금 상승률은 물류 관련 업종의 노사간 협약안에서 최고 상승폭에 해당된다고 WSJ는 전했다.
서부항만노조는 임금 인상 이외에도 대규모 보너스도 받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대규모 물류 적체 속에서 하역 물량 처리하다 사고나 목숨을 잃은 항만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선사들이 올린 막대한 이익에 대한 보상 차원이다. 소위 영웅 보너스로 지급되는 보너스 규모는 무려 7,000만달러에 달한다.
노사의 승인 과정이 남아 있지만 이번 잠정 합의안이 확정되면 서부항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측인 PMA에 따르면 LA항과 롱비치항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의 연봉은 시간외 수당(오버타임)과 상여금을 제외하고 19만5,000달러로 높은 수준이다. 연봉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의료보험을 포함해 10만2,000달러 수준의 복리후생비가 소요되고 있다.
임금만 놓고 보면 한국적 표현으로 ‘귀족 노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임금 인상이 포함된 잠정 합의안이 도출된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