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당 9명 채용 나서…87%는 목표 미달 ‘심각’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았던 LA 호텔 시장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나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저임금으로 호텔업계 인력이 이탈해 발생한 인력난이 여전한 데다 호텔업계 종사자들의 파업마저 예고되고 있어 성수기를 앞둔 LA 호텔업계의 여름 특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LA 호텔업계는 엔데믹으로 방문 여행객들이 늘면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LA 관광청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LA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4,620만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여행객 수준의 91%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LA를 방문해 경비로 사용한 금액은 219억달러로 팬데믹 이전 수준의 89%까지 따라잡았다.
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LA에 건설되고 있는 새 호텔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호텔 시장 조사업체인 아틀라스 그룹의 최근 자료를 보면 LA 카운티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호텔 건물은 22개동으로 2,888개의 객실이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신규 호텔 4개동이 건설되고 있으며 811개 객실이 늘어난다. 남가주 4개 카운티에서만 새로 건설되고 있는 호텔은 모두 474개동에 달할 정도다. 2026년 LA 월드컵과 2028년 LA올림픽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된 터라 여행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직격탄을 맞고 위축된 LA 호텔업계가 여행 수요 증가에 기지개를 펴고 있지만 인력난이 회복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LA데일리뉴스는 전했다.
전미호텔협회(AHLA)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호텔당 9명의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 7명에서 2명이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인력난이 심화됐다는 뜻이다.
호텔업계의 인력난은 LA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인 현상으로 미 호텔업계는 임금 인상과 복지 혜택을 당근책으로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AHLA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호텔 업주들의 82%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답했다. 인력 부족이 가장 심한 부문이 객실정소직원으로 40%의 호텔 업주들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력난 해소를 위해 호텔 업주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임금 인상으로 75%의 호텔 업주들이 직원들의 시급을 인상했고 탄력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는 업주도 64%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당근책에도 불구하고 전국 호텔 업주들의 87%가 인력을 제때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호텔업계의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임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호텔업계의 인력난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호텔업에 대한 인식이 바뀐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저임금에 고용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LA 호텔 임금 노동자들의 노조 파업도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특수를 노리고 있는 LA호텔업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LA와 오렌지카운티 호텔 임금 노동자 1만5,000명의 조합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인 유나이트 히어 로컬 일레븐(Unite Here Local 11)은 지난 8일 96%의 조합원 찬성으로 파업 결의안을 승인했다.
이르면 7월4일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파업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현행 시급에서 올해 5달러를 인상하고 2년 동안 매년 3달러씩 인상해 모두 11달러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객실청소원의 시급은 20~25달러이고 주방 인력은 22~28달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호텔업계는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안이라며 난색을 표명하면서도 노조와 협상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