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비용 상승 등 요인
가뭄과 비용 상승으로 농가들이 소 사육을 줄이면서 미국 내 쇠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보도했다.
농업 전문 은행 라보뱅크는 쇠고기 분쇄육이 2020년 이후 20% 상승했으며, 수요가 많은 올해 여름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파운드(약 454g)당 평균 가격은 5.33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는 15~25센트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분쇄육뿐 아니라 전체 쇠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미 기록적인 수준에 근접한 햄버거와 스테이크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은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대체재로 눈을 돌리거나 쇠고기 구매 횟수를 줄이고 있다.
위스콘신에 본사를 둔 슈퍼마켓 체인 페스티벌푸드의 켄 위커 신선식품 부문 수석부사장은 “많은 소비자가 가격이 비싼 소갈빗살보다 등심을 사고 있다”면서 “일부는 스테이크나 분쇄육보다 해산물을 더 많이 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건 목축업자들이 몇 년 동안 이어진 가뭄과 높은 비용 때문에 소를 덜 사육해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소를 키우는 데 필요한 연료와 사료, 농기구, 심지어 은행 이자마저 치솟았다.
네브래스카 지역의 농장주 라이언 스트롬버거 씨는 “2014년에는 소 한 마리당 500~600달러를 벌었는데, 올해 초 마리당 이윤이 20달러로 떨어졌고 그나마 최근 약 80달러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사육되는 소는 근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내 쇠고기 생산량은 1979년 이후 연간 최대 감소 폭인 20억 파운드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슈퍼마켓들은 가격이 더 오르면 개별포장된 고기의 양을 줄여 눈속임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