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명 대규모 인력 충원
전국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식당 등 요식업계가 올해 여름 시즌 특수를 누리면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시직을 포함해 대대적인 인력 충원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된 인플레이션으로 치솟은 음식값에 등돌린 소비자들의 발길을 식당으로 되돌려 놓고 닫힌 지갑을 열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경제매체 CNBC는 요식업계가 올해 여름 시즌의 특수를 기대하면서 인력 충원 등 특수 대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요식업계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센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절반 가까운 식당 업주들은 올해 여름 특수를 예상하고 있다. 여름 시즌을 맞아 식당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상도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레스토랑협회(NRA)도 ‘조심스럽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지만 올 여름 특수가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름 특수에 대비해 미국 요식업계는 대대적인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NRA에 따르면 요식업계는 올 여름 계절 임시직을 포함해 50만여명의 인력 충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요식업계의 계획 대로 인력이 충원되면 이는 2017년 이후 최고치의 여름 시즌 채용 규모라는 게 MRA의 설명이다.
요식업계가 올 여름 시즌의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올해 여름 미국인의 절반이 유료 숙박을 하는 여행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46%의 여행 수요에서 늘어난 수치다. 통상적으로 여행객이 비용으로 지출하는 1달러당 25센트가 식당에서 소비된다는 게 딜로이트의 계산이다. 여행객들이 증가하면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비롯해 요식업계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식업계가 여름 특수를 기대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꽁꽁 얼어붙은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물가 상승으로 음식값이 급등하면서 외식비 지출에 지갑을 닫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글로벌 회계 컨설팅업체인 KPMG의 ‘2023 미국 소비자 동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에서 0.2%의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요식업계는 지난해 여름 시즌 매출 하락이라는 ‘쓴 맛’을 본 아픈 흑역사를 경험했다. 지난해 5~7월까지 식당 방문 고객의 수가 크게 줄었었다. 당시 개솔린 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치솟은 음식값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올해 여름 특수를 위해선 요식업계가 음식값 할인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략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