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잭 등 인기 도박 게임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도박 게임으로 돈 따는 일이 예전에 비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블랙잭과 룰렛 등 주요 도박 게임의 승률이 대폭 낮아진 데다 최저 판돈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돈을 따기 보다는 돈을 잃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주요 카지노들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수입이 30% 가까이 크게 늘어나자 표정 관리에 나서고 있다.
29일 월스트릿저널(WSJ)은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주요 카지노들이 도박 게임의 승률을 대폭 낮추면서 사상 최고치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네바다 주 게이밍 규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라스베가스 카지노들이 도박 게임으로 올린 수입 규모는 83억달러로,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25%나 늘어난 규모로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라스베가스 방문객 수가 2019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 비해 카지노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도박 게임으로 돈을 잃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WSJ은 방문객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카지노 수입이 늘어난 배경에 승률 하향 조정과 최소 판돈의 상향 조정과 같은 정책들이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인기 카드 게임인 블랙잭의 경우 전통적으로 21점을 얻어 승리할 승률이 3:2였지만 최근 들어 승률이 6:5로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승률이 3:2일 때 매 10달러 당 15달러를 게임 고객이 승리 상금으로 받아가지만 6:5로 변경되면 10달러당 12달러로 승리 상금이 크게 떨어진다. 이로 인해 지난해 블랙잭으로 고객들이 잃은 돈의 규모는 1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2007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최소 판돈도 기존 15딜러였지만 주말과 같이 게임 고객들이 몰리는 시간엔 25달러에서 최고 50달러까지 상향 적용하고 있다.
블랙잭 게임 테이블 수도 줄여 1 테이블 당 게임 참가자를 늘리는 방법도 동원돼 수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라스베가스 스트립 카지노의 블랙잭 게임 테이블 수는 1,090개로 10년 전에 비해 19%나 줄어들었다.
룰렛 게임의 승률도 낮아졌다. 기존 더블 제로 게임에서 트리플 제로가 추가되면서 게임 고객이 이길 확률이 줄어들었다. 카지노 입장에선 트리플 제로를 추가하면서 수입이 늘어난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라스베가스 카지노 방문객들은 낮은 승률과 높은 판돈으로 돈을 딸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든 데다 라스베가스 높은 물가로 지출이 더 늘어나는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라스베가스 카지노로 향하는 발길은 줄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