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 고전 vs 의류·화장품 호조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의 영향으로 소비를 줄이면서 코스코 등 소매업체들도 매출 부진에 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출이 늘어나면서 의류와 화장품 등의 매출은 증가했으나 고가제품 판매가 줄고 중산층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들도 덩달아 판매 부진에 고심하고 있다.
다음은 WSJ이 최근 소매업체들의 실적발표를 토대로 최근 소비경향을 정리한 것이다.
▲팬데믹 이후 외출 활동 증가
최근 몇 달간 집 밖에서 돈을 쓰면서 의류와 화장품 매출이 늘었다.
패션기업 ‘어반아웃피터스’의 최근 분기 실적에서 보헤미안 시크패션 전문 브랜드 ‘프리 피플’과 세련된 젊은이들을 위한 브랜드 ‘앤트로폴로지’ 매출이 각각 17%와 13% 늘었다. 아베크롬비앤피치도 1분기 드레스 등의 수요 증가로 깜짝 매출 증가를 했으며 매출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이 회사의 프란 호로위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그들(고객)이 사무실로 돌아와 친구들과 축하를 나누고 있다”며 “고객들이 외출하고 있고, 우리는 그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LF 뷰티와 같은 뷰티 기업들도 외출 활동 증가로 색조화장품 등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티랑 아민 CEO는 “팬데믹 당시 행동 제약으로 색조화장품 판매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집 밖으로 나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고객들의 억눌렸던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외출 증가는 스포츠 업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 스포츠·레저용품 유통업체인 딕스도 최근 분기 팀스포츠 관련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고가제품 매출 하락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고가제품 판매는 감소했다. 주택 용품 유통업체인 로우스는 고가 품목에 대한 물가 압력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지적했으며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소노마도 고가 가구에 대한 수요가 약화했다고 전했다. 코스코도 가구와 전자제품, 보석류 등 고가품목 판매 약화로 최근 분기 일일 평균 거래액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산층, 물가 압박 최대 피해
중산층 고객들이 물가 압박을 받으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화점 체인인 콜스의 CEO 톰 깅스버리는 중산층 고객들이 거시경제 문제로 고통받고 있어 이들의 소비를 끌어내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할인소매점인 벌링턴 스토어의 CEO 마이클 오설리번은 고가 품목이 잘 팔리고 있다고 언급, 그동안 이 회사 제품을 사지 않았던 고소득층 고객들이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 뒤 “중간 가격대(품목의 판매)가 가장 둔화했다”고 전했다.
▲지출 하향화
저가상품 할인체인 달러트리는 최근 소비자들의 지출 하향화의 영향으로 최근 분기 6.1%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신규고객도 많이 증가했다.
이 회사 경영진들은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 이외에도 푸드스탬프(저소득층 영양지원) 프로그램과 세금 환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소비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트리의 릭 드레일링 CEO는 “소비자들이 가용할 수 있는 돈이 1∼2년 전과 비교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