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1분기 영업익 86%↑… 어닝서프라이즈
미 2공장 가동에 현지 수요까지 폭발적 증가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이른바 라면업계‘빅3’가 수출 호조와 불황형 소비 트렌드, 가격인상 효과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농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 급증하며 증권가 전망치인 30%대를 크게 웃돌았다. 오뚜기 역시 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해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매출도 해외 판매 호조 속에 21.5% 증가했다. 라면 3사는 이 같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 증설, 수출처 다변화 등에 더욱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8% 성장한 638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8,6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오뚜기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53억 원, 매출액 8,5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15.4% 증가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55억 원, 239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물량 증가로 매출이 20% 이상 늘었으나 물류비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라면 3사 매출 호조의 첫번째 원동력은 해외 수출 증가세다. 우선 농심은 미국법인 실적이 큰 역할을 했다. 올 1분기 미국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0.1%, 604.7% 늘어나며 성장을 이끌었다.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 원 중 절반 이상을 미국법인이 차지한 것이다. 2005년 미국 서부에 라면 공장을 설립한 농심은 지난해 5월 로스앤젤레스에 제2공장을 새로 지었다. 제1·2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이미 70%를 넘어섰다. 농심은 현재 동부에 제3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량, 시중 공급량, 소비량이 차례대로 늘었다”며 “농심 라면을 한번 맛본 소비자들이 재구매를 하면서 매출이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 생산으로 대체하면서 물류비 등 부담이 줄어든 점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고 부연했다.
삼양식품은 일본에서 미투 제품이 나올 정도로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큰 관심을 끌면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팬데믹 이후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는 물류비가 영업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이 증가했지만 물류비가 늘어나면서 매출 원가가 많이 상승했다”며 “앞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물가와 경기 부진에 불황형 소비가 확산한 것도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진라면’과 ‘참깨라면’ 등을 판매하는 오뚜기의 라면을 포함한 면류 매출은 올 1분기 295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대비 53.5%나 증가했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에 납품하는 저가형 라면 판매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 농심의 국내 라면 매출 역시 올 1분기 6,2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5,411억 원 대비 16.2% 늘었다.
원부자재비 증가에 따른 원가 부담과 운송비 증가로 지난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도 실적 개선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농심은 2021년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11.3% 추가로 올렸다.
오뚜기도 2021년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린 후 지난해 9월 평균 11% 인상을 추가 단행했다. 삼양식품은 2021년 9월과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각각 평균 6.9%, 9.7% 올렸다.
<강동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