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시간 늘고 샤핑 꺼려
미국 가정들이 높은 인플레이션 파고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사람은 10년 만에 최악으로 나타났으며, 일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쇼핑을 꺼리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이런 동향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2013년부터 작성한 연례 보고서 ‘2023 가정 경제와 의사결정 조사’(SHED)에서 나타났다. 연준이 대표 표본인 1만1,77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실시한 조사 결과로 22일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이는 35%로 치솟아 1년 만에 1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연준이 이런 질문을 시작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전체적으로 가계 재정 사정이 괜찮다거나 편안하게 살고 있는 응답은 73%였다. 이는 기록적으로 높은 수치인 전년도의 78%에서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비상시 쓸 현금, 혹은 신용카드처럼 현금에 상응하는 돈 400달러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이는 63%였다. 이는 최고치였던 2021년의 68%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어떤 식으로든 400달러를 구할 수 없다고 한 이는 13%로, 이전보다는 약간 높았다고 연준은 전했다.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과 함께 은퇴 이후 대비도 부족해지고 쇼핑을 꺼리는 동향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18%는 수입을 더 올리기 위해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부업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일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은퇴를 대비한 저축이 제대로 되고 있다는 응답은 3명 중 1명에도 못 미치는 31%로 떨어졌다. 1년 전만 하더라도 40%였다.
응답자의 거의 3분의 2가 물품 구매를 늦추거나 샤핑할 때 더 값싼 쪽으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응답자 중 54%는 가계 재정이 가격 상승으로 “많이”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18세 이하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나 흑인, 남미계, 장애인들이 인플레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층에 속했다.
비록 실업률이 지난해 1월 이후 4% 이하로 나타나고 있지만 응답자의 18%만이 국가 경제가 “좋다”거나 “아주 좋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만 하더라도 5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