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두 달 연속 하락세, 가주도 전년대비 6% 빠져
전국 집값이 또다시 11년 만의 최대폭 하락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여 동안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38만8,8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012년 1월 이후 가장 큰 집값 낙폭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였던 작년 6월과 비교하면 6% 내려간 수준이다.
미 서부 지역 집값이 계속 큰 폭으로 떨어진 반면 미 북동부 지역은 여전히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전국 집값은 두 달 연속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보다 3.4% 감소한 428만건(연율)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릿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와 부합하는 결과다.
매매 건수는 전년 동월보다 23.2% 급감해 여전히 주택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15개월 중 14개월 동안 감소세를 보였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매매 시장이 아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리에 따라 소폭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매매 건수는 미 서부 지역에서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 미 서부 지역에서는 매매 거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떨어졌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3월 가주 단독주택 중간 판매가는 79만1,490달러로 전년 동기의 85만1,130달러에 비해 7.0%나 하락했다. 또 지난 3월 단독주택 판매량도 28만1,050채로 전년 동기의 42만7,040채에 비해 34.2%나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단독주택 판매량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7.8% 감소했다. 가주에서는 지난 6개월 연속 월 단독주택 판매량이 30만채를 미달했다.
부동산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때 치솟았던 미 전국과 가주의 주택 가격 거품이 빠지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주택 구입자들에게 마켓 진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최근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관망세를 보이던 일부 셀러들이 팔기로 결정하고 매물로 내놓고 있다”며 “주택시장의 가격 널뛰기가 안정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다음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금 동결을 결정할 경우 모기지 금리가 다시 본격적인 하향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 모기지 금리는 매물 부족과 함께 주택 바이어들에게 여전히 주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