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와 아첨·집단 따돌림
미국 내 기업에서도 연속극에서나 볼 수 있는 아부와 아첨, 악의적 소문내기에 집단 따돌림 등 소위 ‘사내 정치’ 행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 보도했다.
페퍼다인대 경영대학원인 그라지아디오 비즈니스 스쿨이 미국 내 800명의 직장인을 대상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은 아첨과 아부, 악의적 소문내기, 집단 따돌림과 같은 사내 정치 행태들이 직장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25%는 사내 정치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68%의 응답자들은 사내 정치 행태가 상당히 만연해 있다고도 답했다.
설문 조사 결과 사내 정치의 대표적인 행태는 악의적 소문내기로 34%를 차지했다. 이어 아첨과 아부가 34%, 책임 전가하기 29%, 뒷담화 27%, 공과 가로채기 17%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사내 정치가 만연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데믹으로 사무실 근무가 불가능해지면서 재택근무가 3년 넘게 지속되면서 직장 상사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탓이다. 사내 정치를 통해 직장 상사의 관심을 유도해 동료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승진 등의 혜택이나 보상을 바라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페퍼다인대 그라지아디오 경영대학원 다나 섬터 부교수는 “직장 상사들에게 주목을 받기 위해 사내 정치 행태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행동이 보상을 받게 되면 사내 정치 행태는 전염성이 강해져 조직을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내 정치 행태로 인해 퇴직을 고려하는 직장인도 늘었다. 응답자 5명 중 2명은 사내 정치로 인해 퇴사를 고려한 적인 있다고 답했다. 또한 4명 중 1명은 이로 인해 실제 직장을 그만 둔 경험도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사내 정치 행태가 본래 나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소문내기를 통해 막후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관심의 영역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아첨과 아부는 복잡한 상호관계를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사회적 관습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