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C, 인수자 입찰 진행
한 때 미국 14위 대형 은행으로까지 성장했으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FRB)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달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와 뉴욕 시그니처 은행에 이어 은행 위기 사태로 한 달여 만에 문을 닫는 세 번째 은행이 된다.
연방 예금보험공사는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퍼스트 리퍼블릭에 대한 강제 매각을 위한 입찰을 공고하고 대형 은행 등 인수자들의 입찰을 받았다.
FDIC는 퍼스트 리퍼블릭 인수 의향이 있는 대형 은행들에 입찰을 요구했는데 인수 제안은 JP모건체이스와 PNC 파이낸셜, 시티즌스 뱅크 등 최소 3곳이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인수 참여 요청을 받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뱅크 등은 막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 업계는 FDIC가 입찰을 공개화하면서 퍼스트 리퍼블릭에 대한 강제 인수를 공식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FDIC가 먼저 은행을 강제 폐쇄하고 매각에 나섰던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 은행과는 달리 이번에는 대형 은행들에게 먼저 인수 기회를 준 것이 다른 점이다.
FDIC는 뉴욕 증시가 다시 개장하는 오늘(1일) 오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전에 인수 은행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FDIC 등 규제 당국은 증시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위해 주말인 일요일에 은행 폐쇄 등을 단행한다.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 은행도 각각 일요일에 전격 폐쇄조치 됐었다.
FDIC가 인수자를 발표하면 퍼스트 리퍼블릭은 1일부터 한시적으로 문을 닫게 되면 주식은 상장 폐지가 된다. 1년 전만 해도 170달러까지 올랐던 이 은행 주가(심벌: FRC)는 지난달 28일 사실상 마지막 거래에서 전일 대비 43.30%(2.68달러) 폭락한 3.51달러에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2.33달러까지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점을 두고 지난 1985년 출범한 퍼스트 리퍼블릭은 지난 3월부터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 심화되며 사실상 파산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