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만 484억달러 매입, ‘제로’ 수준 금리에 실망
제로(0) 수준에 가까운 예금 금리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미 국채를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제매체 트레저리다이렉트(TreasuryDirect)에 따르면 개인이 지난달에 매입한 국채 규모는 484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5억달러와 비교해 약 3.6배로 늘어난 규모다.
개인의 국채 매수 규모는 작년 9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워 왔다. 개인의 매수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FT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발행한 국채 가운데 개인 투자자 비중은 3.7%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도 개인 투자자가 신규 발행된 국채의 3.8%를 매입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 6일까지 집계된 4월 매입 규모도 92억달러에 이른다.
트레저리다이렉트는 개인 투자자가 연방정부의 국채를 직접 살 수 있게끔 연방 재무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다.
개인들의 국채에 대한 큰 관심은 예금 금리가 지나치게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5일 기준 미국의 3개월물 단기재정증권(T-bill) 금리는 5%를 웃돌았지만,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은행들의 예금 이자율은 제로에 가깝다. 이 탓에 4.75~5.00% 수준인 기준 금리와의 격차는 더 벌어진 상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RB)에 따르면 4월 중순 기준 은행 예금은 1년 전 대비 약 1조달러 감소한 17조2,000억달러다. 거의 2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통 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의 국채 거래가 활발하다.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는 자사 플랫폼 내 전체 채권 거래 규모가 최근 9개월 동안 약 800%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채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를 통해 간접적으로 국채를 사들이는 추세도 강해지고 있다. ICI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MMF의 국채 자산은 사상 최고치인 4조4,000억달러에 이르렀다.
증권사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슈왑금융연구센터 수석 전략가는 “은행 예금 대비 매력적인 수익률 덕분에 국채 수요가 역대적인 수준에 달했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