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26일 무려 80% 빠져…자산매각 등 대책 강구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뉴욕 나스닥에서 이 은행의 주식(심벌: FRC)은 25일 49.4% 폭락한데 이어 26일에도 29.8%(2.41달러) 빠지며 5.6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이틀 동안에만 주가가 무려 79% 폭락하면서 제2의 실리콘밸리뱅크(SVB)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점을 두고 지난 1985년 출범한 퍼스트 리퍼블릭은 지난달 (SVB 파산 여파로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100달러를 훌쩍 상회하던 주가가 90% 넘게 폭락했다.
이 은행의 지난 52주간 주가 동향을 보면 4.76~171.09달러 사이로 유래가 없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폭락은 지난 24일 공개된 1분기 실적이 도화선이 됐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예금 보유액이 1,045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무려 720억달러(40.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1분기 예상 예금고는 1,450억달러였지만, 이보다 뱅크런(대규모 인출사태)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는 등 고객들이 은행을 떠나고 있다.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지원받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감소액은 1,000억달러가 넘는다. 수익성도 나빠져 1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33% 줄었고, 매출은 13% 감소했다.
경제매체 CNBC는 이날 은행이 장기주택담보대출과 증권을 포함해 500억~1,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퍼스트 리퍼블릭은 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에 이 자산 중 일부를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추가 지원을 제공하도록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이 300억달러를 지원, 급한 불을 껐지만 이번에도 대형 은행들이 지원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