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분기 이후 최고
금리 인상 등으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전 세계 회사채 시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분기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33곳이 디폴트를 기록, 2020년 4분기(47곳) 이후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월별로는 지난달 15곳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해 2020년 12월 이후 최다였으며, 은행권 불안 당시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모회사 SVB파이낸셜, 시그니처은행도 있었다. 고금리와 예금 인출 흐름에 직면했던 SVB는 보유 채권의 평가 가치 하락 후 자금 마련을 위해 손실을 확정한 뒤 지난달 10일 무너졌고, 이틀 뒤에는 시그니처은행이 붕괴한 바 있다.
무디스는 다만 “금융권 디폴트를 주목할만하지만, 지난달 대다수 디폴트는 여전히 비금융권에서 발생했다”면서 디폴트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스포츠 중계업체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이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세계 경제성장 전망 하향 등에 더해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도 기업들에는 악재로 꼽힌다.
투자 등급 기업들의 회사채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의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지난해 20% 하락한 뒤 3% 반등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