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감소에도 수익성 개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다음 타자로 지목됐던 찰스슈왑이 기대를 상회하는 1분기 어닝을 발표했다. 예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증가한 것인데 시장에 팽배한 금융시스템 우려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찰스슈왑은 1분기 순이익 16억달러를 기록해 전년(14억달러) 동기 대비 약 14%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EPS)의 경우에도 0.93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0.90달러를 상회했다. 예금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하는 등 부진했지만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비예금성 자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면서 예금 손실분을 만회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이와 관련해 찰스슈왑은 현재 고객 예금의 86%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 한도 이내 금액이라며 안전성이 보장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예금 유출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찰스슈왑 주가는 3.94% 급등했다.
대형 은행들에 이어 미국 최대 증권사인 찰스슈왑도 선방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금융시스템 불안 우려가 가실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선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전년 동기 대비 52% 상승한 순익 126억달러를 발표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외에 씨티와 웰스파고 역시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들어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대마진 증가로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인 은행들을 포함한 중소형 은행들의 경우 실적 흐름이 다를 수 있어 아직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SVB 파산 사태 이후 중소형 은행들의 예금이 빠져나가고 대형 은행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상황이 연출된 만큼 약한 고리인 커뮤니티·리저널 뱅크의 실적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가장 위기에 몰린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오는 24일 발표하는 1분기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