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상 작년 6월 만료 이후 양측협상 지지부진
LA 항만의 노사간 단체협약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 직원들이 지난 6일부터 태업에 들어가 7일까지 하역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LA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인 모습. [로이터=사진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거진 ‘물류대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LA와 롱비치항의 하역 작업이 또 다시 멈춰섰다. LA와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지난 6일부터 태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7앨 LA타임스에 따르면 LA 항만에서의 하역 작업은 이날까지 이틀째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 서부 해안의 29개 항구에서 일하는 2만2,000여명의 노조원을 거느린 미국 서부항만노조(ILWU) 소속 대부분의 직원들이 태업에 들어가 출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A와 롱비치항을 포함한 서부 항만 운영단체인 태평양해사협회(PMA)는 7일 성명을 발표하고 대부분의 하역 직원들이 지난 6일부터 태업에 동참해 하역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서부해안항만노조와 태평양해사협회 사이에 새 단체협약에 대한 협상은 기존의 협약이 지난내 7월1일로 만료됨에 따라 이미 이뤄졌으야 했으나 그동안 진척이 이뤄지지 못하고 지지부진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에도 노사간 협상이 결론에 이르지 못하면서 파업 위기가 도래했었으나 당시에는 양측이 파업을 피하기 위해 단체협약 기간 만료 이후에도 협상 테이블을 지속하기로 합의해 항만 운영이 지속돼 왔다. 그러나 이후 단체협약 논의가 결론을 맺지 못하면서 이번에 노조 측이 태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지난해 당시 서부항만노조와 사용자인 태평양해사협회 사이에 쟁점으로 떠오른 이슈는 크게 2가지로 하나는 임금 인상과 복지 조건 개선이고 다른 하나는 항만 자동화 문제였다. 특히 항만 자동화 계획은 노조의 일자리와 직결되어 있어 양측간 합의가 도출되는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분석이다.
서부항만노조원 중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클래스 A’로 분류되는 노조원의 경우 근무일 보장과 함께 연금과 각종 혜택 등을 포함해 연봉이 10만달러를 넘어섰고, 임시직이라도 시급이 32달러에 달해 블루칼라 노동자 중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 다른 노사간 쟁점은 항만 자동화다. 항만운영사인 태평양해사협회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측은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A항과 롱비치항은 미국 수입 물량의 40%에 해당하는 컨테이너를 처리해 ‘서부 관문’으로 불리는데다, 서부항만노조의 노조원 중 4분의 3이 LA항과 롱비치항에 근무하고 있다 보니 이번 태업의 여파가 또 다른 물류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