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휘말릴 수 있어
지난해 12월 31일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유산 상속권자인 그의 사촌 5명이 유산을 물려받을지 불투명하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오랜 개인 비서였던 게오르크 겐스바인 대주교는 지난 19일 로마에서 거행된 추모 미사에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사촌 5명에게 유산 상속권이 있다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유산 상속인을 지정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다. 이 경우 바티칸과 이탈리아 법률에 따라 유산 상속인이 결정된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사촌이 2명인 줄 알았는데, 5명인 걸 알고서 놀랐다"고 말했다.
사촌 5명은 은행 계좌에 예치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현금 자산을 일정한 비율에 따라 상속받을 수 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21세기 최고의 신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으며 수많은 책을 저술했다. 일부 서적은 밀리언셀러에 올랐지만, 모든 저작권은 교황청이 보유하고 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상속권자들의 경우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법적인 문제까지 떠안을 수 있어 고인의 유산을 물려받겠다고 결정할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1977∼1982년 뮌헨 대교구 대주교로 봉직하면서 최소 4건의 성 학대 사례에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독일에서는 당시 성 학대 사건에 대한 손해 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의 변호사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상속인이 확정될 경우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