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7명 하나님 믿고 영적으로 성장
9.11테러, 경기 대침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심각한 인종 갈등, 최악의 인플레이션… 인류 역사는 크고 작은 재난의 연속이다. 끊임없는 재난 속에서도 인류가 굳건히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저마다 가진 어떤 믿음 때문이다. 사상 유례없는 대재앙에 비유되는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는 과정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계 여론조사 기관 바나 그룹은 최근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믿음의 변화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 77%에 해당하는 성인이 하나님을 믿게 됐고 약 74%는 영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됐다고 개인적 믿음의 변화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미국인들의 영성 탐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또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믿음을 갖고 있던 성인 중 약 44%는 팬데믹을 계기로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문이 전보다 더 활짝 열렸다며 믿음이 성장했음을 고백했다.
전 세대에 걸쳐 팬데믹이 믿음을 성장시킨 계기가 됐는데 X세대와 밀레니엄 세대의 믿음 성장이 두드러졌다. 두 세대 중 팬데믹을 거치며 영적으로 성장했다는 답변은 각각 77%로 Z세대(73%)와 베이비 붐 세대(72%)보다 많았다. X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는 대부분 부모 세대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세대다.
두 세대가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에 처하면서 영적 호기심이 높아졌는데 데이빗 키나맨 바나그룹 CEO는 이를 ‘영적 굶주림’(Spiritual Hunge)로 표현했다. 키나맨 CEO는 “미국 기독교 인구가 심각한 감소세로 대처 방안이 절실한 가운데 영적 호기심을 갖게 된 미국인 늘고 있다는 고무적 조사 결과”라며 “미국인 대다수가 영성 탐구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교회는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약 80%가 넘는 미국인은 이 세상에 영적 차원 또는 초자연적 차원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믿음을 나타냈다. 이중 약 50%는 영적 또는 초자연적 차원이 확실히 존재한다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고 약 30%는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밝혔다. 가장 어린 세대인 Z세대와 밀레니엄 세대 중 영적·초자연적 차원의 존재를 믿는 비율이 83%로 가장 높았다.
키나맨 CEO는 “많은 미국인이 현재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살면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라며 “교회가 영성에 관심을 보이는 미국인이 기독교 믿음을 갖도록 하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바나 그룹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기독교인과 교회 출석률은 전반적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나 그룹의 조사를 보면 2000년 43%에 달했던 실천 기독교인은 2020년 조사에서 25%로 감소했다.
신앙이 자신의 삶에 매우 중요하다는 믿음을 지니고 예배나 미사에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출석하는 교인을 실천적 기독교인으로 정의하는데 이른바 믿음 좋은 교인 숫자가 점점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같은 기간 실천 기독교인에 포함되지 않는 교인 비율은 30%에서 43%로 늘었고 주일 예배 출석률은 42%에서 29%로 급감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