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중앙은행 수퍼위크
이번 주 차례로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2월1일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좁히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ECB는 2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지난해 12월에 이어 2회 연속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모두 초미의 관심사인 최종금리와 통화정책의 향방에 대한 ‘힌트’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는 연준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2월 FOMC에서 금리를 4.5~4.75%로 현재(4.25~4.5%)보다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 가속 페달을 밟은 뒤 같은 해 12월 0.5%포인트로 인상 폭을 좁힌 연준이 다시 한 번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 투자자 98.4%가 2월 연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고물가가 진정되고 있다는 지표가 속속 추가되고 있는 점도 연준의 속도 조절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전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근원(에너지·식품 제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 올라 월가 예상치와 동일했으며 전월(4.7% 상승)보다 낮아졌다.
또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1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9%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이 앞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가 0.75%포인트씩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달 3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비농업 고용지표도 긴축 속도를 낮추는 쪽이 더 유리하다는 점을 시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월가는 지난달 신규 고용이 19만 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한 3.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서도 미국의 강한 노동시장 덕분에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지표가 악화하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최종금리와 향후 통화정책 전환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만큼 현재로서는 긴축 중단, 나아가 금리를 내리는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어떤 식으로든 최종금리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FOMC 회의 이후 있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는 연준이 언제까지 금리를 올릴지, 이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