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교인들에 비해 신앙생활 시간 늘어
코로나 팬데믹은 많은 교회에게 크나큰 시련을 안겨줬다. 그러나 교인 개개인에게는 신앙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을 수도 있다. 미국 내 한인 교인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신앙심이 더욱 깊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소개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17일 ‘미국 한인교회 교인 의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CTS 아메리카가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9월과 10월 LA, 뉴욕, 애틀랜타 지역 한인 교회에 출석하는 19세 이상 개신교인 1,5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목회데이터 연구소가 분석한 것으로 한국 내 개신교인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교인 중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앙생활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답변이 한국 교인에 비해 많았다. 기도 또는 성경 공부 시간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늘었다는 미국 내 한인 교인 비율은 약 32%로 한국 교인(21%)에 비해 상대적 높았다. 기도 또는 성경 공부 시간이 줄었다는 교인 비율은 미국 내 한인 교인의 경우 16%로 한국 교인(29%)에 비해 월등히 낮았다.
기독교 관련 온라인 콘텐츠 이용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내 한인 교인 중 절반에 가까운 45%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늘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한국 교인의 경우 약 36%가 전보다 늘었다고 답했다.
신앙심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묻는 질문에서도 미국 내 한인 교인 중 신앙심이 전보다 깊어졌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미국 내 한인 교인 중 신앙심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깊어진 것 같다’라는 답변은 약 35%, ‘큰 변화가 없다’라는 답변은 46%, ‘약해진 것 같다’라는 답변은 17%로 신앙심이 대체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내 한인 교인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신앙심이 성숙해진 계기로 설교와 소그룹 활동, 성경 묵상 및 기도 등을 들었다. 약 63%에 해당하는 미국 내 한인 교인은 담임 목사의 설교가 신앙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고 성경 묵상과 기도(45%), 소그룹 활동(26%), 찬양(26%), 다른 교회 목사 설교(18%) 등에 도움을 받은 한인 교인도 많았다.
소그룹 활동의 경우 미국 내 한인 교인의 활동이 한국 교인에 비해 매우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소그룹에 소속되어 있다는 답변은 미국 내 한국 교인과 한국 교인이 각각 89%와 80%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소그룹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교인은 미국 내 한인 교인이 약 87%로 한국 교인(47%)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미국과 한국 모두 현장 예배가 이미 전면 재개된 지 오래다. 현장 예배 출석률의 경우 미국 내 한인 교인이 한국 교인에 비해 높았다. 반면 한국 교인의 경우 온라인 예배 시청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에 출석한 예배 방식을 묻는 질문에 미국 내 한인 교인 중 약 88%는 소속 교회 현장 예배에 출석했다고 밝혔고 온라인 예배에 참석했다는 교인은 8%로 매우 낮았다. 반면 한국 교인의 경우 온라인 예배 참석 비율이 25%에 달했고 현장 예배 출석 비율은 69%에 그쳤다.
이 같은 반응은 주일 성수에 대한 각 교인의 반응 차를 보면 원인을 알 수 있다. 미국 내 한인 교인 중 ‘주일 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보수적 의식이 약 68%였지만 한국 교인의 경우 51%만 주일 성수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보였다. 나머지 약 48%에 해당하는 한국 교인은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로 대체해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