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비자 입국 후 단순노동 투입
기아차 노동자 '착취'로 혜택 주장
웨스트 포인트 소재 기아자동차 제조공장이 가짜 채용 제안을 통해 멕시코 엔지니어들을 유인하는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이 6일 보도했다.
지난달 말 수정된 애틀랜타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멕시코 노동자들을 대리한 변호사들은 기아차가 착취당한 노동자들로부터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이 화이트 칼라 이민자를 위한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지만 저임금 조립라인에서 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집단소송에서 원고들은 손실임금과 베네핏을 보상하는 것은 물론 액수를 명시하지 않은 보상금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이 소송은 지난해 8월 처음 제기됐지만 지난해 말 원고측이 소장을 수정해 제출했다. 이들 멕시코 노동자들이 받은 'TN 비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멕시코 및 캐나다의 고급 기술자에게만 발급되는 전문직 비자이다. 엔지니어와 테크니션으로 비자를 받아 입국한 멕시코 노동자들이 기아차 공장에 투입돼 ‘반복적인 생산라인 육체노동’을 했다는 것이다.
수정된 소장에서 변호인 측은 추방위협과 노동자들이 너무 ‘멕시코적’이라는 불만 등 일하는 동안 노동자들이 겪은 학대 및 협박 내용도 추가됐다. 훈련된 전기 엔지니어인 한 노동자는 2022년 9월 최소 1주일 동안 기아와 현재 공장에서 일을 하고 조지아 최저임금 7.25달러에도 한참 못미치는 낮은 임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집단소송에 가담한 TN비자 소유 노동자는 200명이 넘고 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AJC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또 수정된 고소장에는 SPJ Connect, Allswell, TESS, JKL 등 4개의 인력파견 업체 및 채용담당자들이 피고로 등재됐다. 이들은 제조업체의 지시에 따라 기아와 현대에서 일할 이주민을 찾고 고용하는데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SPJ Connect와 Allswell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이 있으며 우리는 고객에 대한 주장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임원인 L씨가 멕시코 노동자들을 추방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변호인 측은 “원고의 일방적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Allswell은 지난해 본지에 보내온 해명 입장문에서 “2020년 처음으로 TN비자 프로세스 중 정보오류로 엔지니어 비자로 승인받아 입국한 적은 있으나 이후 이를 즉각 중단하고 생산라인에서 일할 수 있는 테크니션 비자를 받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이 잘못된 정보에 의한 것이라는 정확한 자료 및 증거를 갖고 있어 변호사를 통해 기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