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혹한·폭설 중서부 지역 직격탄
크리스마스 연휴에 미국은 물론 캐나다까지 덮친 혹한과 폭설로 곳곳에서 정전과 교통 두절,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25일 악천후의 직격탄을 받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메인 등 미 전역에서 27만여 가구 및 사업체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폭풍이 시작된 이래 정전된 가구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전날 오전 한때 180만 가구에 달하기도 했다.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미 중서부에서 형성된 ‘폭탄 사이클론’이 동진하면서 강력한 한파와 눈을 뿌려대며 미 전역에서 최소 3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 110㎝의 눈이 내린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서 사망자 9명이 추가 확인되면서 전체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
뉴욕에서는 폭설에 응급 구조대의 발이 묶여 2명이 숨졌고, 오하이오에서는 폭설로 50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미주리와 캔자스, 켄터키 등에서도 날씨와 관련된 교통사고로 7명이 사망했고, 콜로라도에서는 영하의 추위 속에 노숙자 등 2명이 숨졌다. 미시시피주 잭슨에서는 계속된 한파로 곳곳에서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국립기상청(NWS)은 “생명을 위협하는 추운 기온과 폭풍이 여행객과 야외 작업자, 가축, 애완동물에게 잠재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야외에 노출될 경우 몇 분 안에 동상에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P는 미국 인구의 약 60%가량이 각종 기상경보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중서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평원 일대에서 시작된 이번 겨울폭풍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큰 피해를 낳고 있다.
지역별로는 애틀랜타와 플로리다는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크리스마스이브 기준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했고,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역시 최저치를 찍을 전망이다. 워싱턴 DC는 1989년 이후 두 번째로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했고, 뉴욕 역시 1906년 이후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라고 CNN은 전했다.
폭설과 강풍, 결빙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며 지난 주말 LA국제공항(LAX)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항공편 취소 및 지연이 이어졌다.
25일 항공편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 LAX에서 130편이 취소됐으며, 373편이 지연됐다. 전국적으로는 3,488편이 취소됐고, 8,606편이 지연됐다. 항공사 별로 결항은 사우스웨스트(1,307편), 차이나이스턴(723편), 델타(525편) 등의 순으로 많았고, 지연은 사우스웨스트(1,649편), 유나이티드(1,014편), 델타(827편)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어 지난 25일에도 이날 오후 3시까지 LAX에서는 약 100편이 취소, 230편이 지연됐고, 전국적으로는 약 2,300편이 취소, 6,000편이 지연됐다.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합치면 취소된 항공편만 무려 1만편에 육박하고 지연된 항공편도 1만5,000여건에 달한다.
LA공항공사(LAWA)에 따르면 내달 3일까지 LAX에는 하루 평균 약 20만명의 승객(평소 보다 약 12% 증가)이 몰릴 전망인 가운데, 항공편 결항과 지연이 이어져 공항은 더욱 혼잡해질 것으로 우려됐다. 항공사들은 항공권 변경, 취소, 환불 정책을 안내하고 있다. 페덱스는 또 이번 폭설로 크리스마스 시즌 배송에 지연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