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RSV까지 증상 비슷하지만 달라
세 가지 다른 바이러스가 이번 겨울 미국 전역의 병원 응급실로 어린이와 성인을 보내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많은 국가에서 마스크를 벗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해제함에 따라 여행을 하고 실내에 모이게 되면서 올 겨울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취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신종변이가 다시 유행하고 독감(인플루엔자)과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도 급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 몇 년 간 독감 및 RSV와 같은 기타 감염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겨울 이 바이러스들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졌고 팬데믹 기간 태어난 어린이들은 전혀 면역력을 얻지 못했다. 바이러스 공격에 취약한 어린이들은 세균성 폐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폐 조직에 생긴 염증성 질환으로 바이러스·세균·곰팡이 등이 원인으로 발열, 기침,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층은 0~9세 소아이고, 소아 폐렴은 감기와 유사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어린 아이가 이겨내기 힘든 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설상가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린이들은 심각한 질병으로 악화되어 더 취약해질 수 있다. 감기가 심해져 폐렴이 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 소아 전염병 전문가인 프리야 소니 박사는 “어린이들의 경우 최근 면역 체계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심하게 아플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감, 코로나19 및 RSV는 증상이 겹치며 다양한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일반 감기와 매우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휴스턴에 있는 메모리얼 허만 헬스 시스템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장 박사는 호흡기 바이러스로 인해 기침, 열, 두통 또는 콧물이나 코막힘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 감염을 구별하는 한 가지 방법은 증상이 얼마나 빨리 나빠지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감의 증상은 빠르게 나타나며(종종 아픈 사람에게 노출된 지 하루 만에) 전신에서 느껴질 수 있다. 독감에 걸린 사람들은 종종 트럭에 치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장 박사는 설명했다. 감기에 걸리면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2~3일이 걸릴 수 있으며 훨씬 더 경미하다. 코로나와 RSV는 더 긴 잠복기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평균 5일이 소요될 수 있지만, 최신 변이는 노출 후 3일이 지나면 증상이 드러난다. RSV는 약 4~6일이 소요된다. 코로나 및 RSV의 경우 증상도 천천히 점진적으로 나타나는데 콧물이 나기 시작한 다음 이튿날 기침이나 두통이 발생하고 그 다음 날 열이 오르게 된다.
독감에 걸린 성인은 103도에서 104도까지 고열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장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특히 성인의 경우 열이 감기에 동반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코로나19 및 RSV에 걸린 사람들은 미열을 경험하거나 전혀 경험하지 않는다. “특히 새로운 변이와 백신 접종을 했거나 이전에 감염된 적이 있는 경우 더 많은 환자가 이제 경미한 증상만 보이고 약 99 또는 100 정도의 미열만 나타난다”고 장 박사는 덧붙였다.
반면에 독감과 코로나19는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위장 문제는 어린이들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데 코로나로 인한 갑작스러운 미각 후각 상실은 감기나 독감으로 코가 막혀 일시적으로 보이는 약화되는 증상과는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