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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만에 밝혀낸 ‘상자 속 소년’ 살인사건

미국뉴스 | 사회 | 2022-12-14 09:44:24

66년 만에 밝혀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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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경찰, 1957년 상자에서 발견된 시신 확인

1957년 2월 25일 상자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6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조셉 아우구스투스 자렐리의 묘지.<연합>
1957년 2월 25일 상자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6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조셉 아우구스투스 자렐리의 묘지.<연합>

1957년 2월 25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폭스체이스 지역 우거진 숲에서 상자 하나가 발견됐다. 골판지 상자 안에는 숨진 지 며칠 안 된 어린 소년의 사체가 들어 있었다. 벌거벗은 채 담요에 싸여 있던 그 소년의 사인은 영양실조와 구타. 경찰은 살인자를 잡기 위해 소년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도시 곳곳에 도배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소년의 이름조차 확인되지 않았고 살인자 역시 찾지 못했다.

 

그로부터 거의 66년이 흐른 지난 8일 필라델피아 경찰이 마침내 소년의 신원을 밝혀냈다. 그의 이름은 조셉 아우구스투스 자렐리. 숨졌을 당시 나이는 네 살이었다. 살아 있었다면 칠순 노인이 됐을 나이다.

 

미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악명 높고 오래된 미제사건이었던 ‘상자 속 소년 살인사건'이 해결에 한발 더 다가섰다. 사건은 미결 상태이지만 경찰은 자렐리의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새로운 수사 단서를 얻기를 희망하고 있다.

 

1957년 소년의 사체가 발견된 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여행 중이던 축제업체 노동자 한 쌍, 사체 발견 현장 인근의 위탁가정 운영 가족 등을 조사했지만 용의자는 아니었다. 오하이오주의 한 여성이 “1954년 어머니가 친부모로부터 아들을 사들여 필라델피아 교외 집 지하실에 감금했고 격분해 아들을 살해했다”라고 주장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숨진 소년이 헝가리 난민이다", "1955년 롱아일랜드 외곽 슈퍼마켓에서 납치된 소년이다" 등 수백 건의 단서를 형사들이 추적했지만 허사였다.

 

신원 확인은 미제 사건을 잊지 않고 챙겨 왔던 경찰의 끈질김과 유전자정보(DNA) 분석 기술 발전 덕분에 가능했다. 경찰은 1998년과 2019년 DNA 검사를 위해 자렐리의 시신을 발굴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법의학 유전자 계보 회사 ‘아이덴티파인더스 인터내셔널’이 소년의 정보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자료를 추출하는 데 다시 2년 반이 걸렸다.

 

테스트 결과가 DNA 자료망에 올라갔고 아이의 모계쪽 자료를 확인한 끝에 자렐리의 1953년 출생증명서를 발견했다. 경찰은 자렐리의 부모는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형제자매가 살아 있다고 밝혔다. 가족은 필라델피아 서부에 살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경찰국 살인사건 수사 책임자 제이슨 스미스는 “누가 이 아이를 죽게 했는지 확실히 밝혀내는 것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범인을) 체포하지 못할 수도 있고, 절대 신원을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AP에 밝혔다.

 

경찰은 ‘상자 속 소년’ 살인사건 범인 체포나 유죄 판결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에 2만 달러의 보상금도 내걸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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