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전국 620만 감염
날씨가 부쩍 추워진 가운데 코로나19,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이 현실화되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독감 시즌에 독감에 걸린 환자는 지금까지 약 620만명, 사망자는 3,0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어린이 사망자도 12명이나 발생했다.
CDC 국내 인플루엔자 감시팀장인 리넷 브레머 박사는 “사람들이 독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족 모임이 많아지는 연휴가 시작됨에 따라 앞으로 몇 주간 또는 몇 달간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번 시즌에 CDC에 보고된 독감 표본 중 약 76%는 A형 독감의 H3N2 바이러스이고 나머지는 H1N1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모두 중증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의 집중치료실 책임자인 토드 라이스 박사는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30~40%가 독감 환자라며 이들은 검사 결과 대부분 H1N1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독감 시즌이 코로나19 및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유행과 함께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됐다며 코로나19 방역으로 몇 년간 바이러스 활동이 억제되면서 전염력 강한 질환과 싸울 수 있는 면역계를 가진 사람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추정했다.
올해는 특히 영유아들 사이에서 RSV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아동 병원들이 환자 급증에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시어도어 루엘 UC 샌프란시스코 박사는 “올해 RSV 환자 입원율이 2018-2019년 독감 시즌 이후 가장 높다”며 “소아 병동은 밀려드는 유아 환자들로 인해 시스템이 비상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