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코로나 보복 소비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억눌렸던 부유층들이 올해 파티장에 몰려들며 명품 보복소비에 나서 초고가 샴페인 재고가 바닥나는 등 명품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으로 대부분 서민은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그간 자산가격 상승으로 부를 일군 일부 부유층에겐 남의 일이라는 것이다.
모엣&샹동과 뵈브 클리고, 돔페르뇽 등 고가 샴페인을 취급하는 모엣헤네시 최고경영자(CEO) 필리프 샤우스는 “올해는 굉장한 한해”라며 “최고의 샴페인들이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모엣헤네시는 최저 41달러에서 최고 수천달러까지 호가하는 주류를 판매하는 고급 브랜드다.
샤우스는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갇혀 지내던 부유층이 명품과 유흥, 관광 등에 대한 수요를 폭발시키는 ‘펜트업 효과’, 이른바 보복소비가 이러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이러한 현상은 ‘광란의 1920년대’(Roaring 20s·미국 대호황기)와 비교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모엣헤네시가 소속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샴페인 및 와인의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으며, 특히 샴페인 소비 증가 추세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인기 관광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샴페인뿐 아니라 명품 의류와 가방, 시계, 수퍼카 등도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업계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크리스챤 디올과 태그호이어, 불가리 등 패션브랜드도 갖추고 있는 LVMH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19% 늘었다. 같은 기간 구찌와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등 브랜드를 거느리는 케일도 매출이 14% 늘었고, 고가 핸드백을 판매하는 에르메스는 매출이 24% 뛰었다.
명품 기업들이 이러한 호황기를 맞은 데에는 전 세계적인 부유층 증가와 젊은층의 명품 소비 현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스위스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이 5,000만 달러가 넘는 초고액 자산가(UHNW)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26만4,200명에 달한다.
코로나 팬데믹 때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자산 가격이 급등해 ‘부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베인앤컴퍼니는 젊은층이 이전에 비해 다소 이른 나이에 명품에 눈을 뜨기 시작했기에 이를 동력으로 한 명품 소비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Z세대는 명품 소비 연령이 밀레니얼 세대보다 3~5년 앞서 있으며, 2030년까지 Z·알파 세대의 소비는 다른 세대보다 3배가량 빠르게 증가해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